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와의 전쟁에서 중국인을 생포했다고 주장해 중국의 참전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8일(현지 시각) 엑스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우리군은 러시아군의 일원으로 싸우고 있던 두 명의 중국인을 생포했다”며 중국인으로 추정되는 남성 포로 영상을 게시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영토인 도네츠크에서 이들을 생포했다. 이들의 소지품에서 신분증, 은행 카드 등 개인 정보가 담긴 물건을 발견했다”며 “점령군 부대에는 이 두 명뿐 아니라 더 많은 중국인이 있다는 정보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정보기관, 보안국(SBU), 관련 군부대와 협력해 사실을 확인하고 있다”며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에게 즉시 베이징에 연락해 중국이 이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명확히 하라고 지시했다”고 덧붙였다.
영상에는 손이 케이블 타이로 묶인 아시아계 남성이 전투 당시를 몸짓과 중국어 등으로 묘사하는 모습이 담겼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가 중국을 비롯한 여러 국가들을 전쟁에 직·간접적으로 개입시키는 것은 푸틴이 전쟁을 끝낼 생각이 없고 계속 싸울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는 신호”라며 “미국, 유럽, 그리고 평화를 원하는 전 세계 모든 사람들의 확실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의 지시대로 안드리 시비하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우크라이나 주재 중국 대리대사를 초치해 공식 항의하고 해명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젤렌스키 대통령이 올린 영상 속 남성이 실제 러시아 요청으로 참전한 중국군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미국 CNN 방송에 따르면 서방 인사들은 “국가 후원의 증거는 발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다만 이전부터 중국인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투입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은 있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전에도 중국 SNS를 통해 중국 용병들이 우크라이나에서 전투를 벌이고 있다는 미확인된 보도가 있었다. 개인적으로 참전한 용병일뿐 국가적인 움직임은 아니라는 주장도 있다.
한편, 중국은 전쟁에서 '중립'을 주장하고 있지만 러시아에 외교적, 경제적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2022년 2월 전쟁이 시작된 이후 중국은 러시아산 석유를 대량으로 구매하고 드론과 같은 기술을 공급했으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간 정상회담을 통해 군사 협력을 수 차례 논의하기도 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