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업계가 데이터 비즈니스로 대대적인 영역 확장을 예고하고 있다. 비씨카드에 이어 삼성카드, 신한카드 등 카드업계 선두주자들이 속속 데이터 분야를 신규 사업목적에 추가하고 있다.
삼성카드는 지난 20일 정기 주주총회를 열어 회사 정관에 기업정보조회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했다. 이미 지난해 이사회를 통해 기업정보조회업 진출을 위한 내부 타당성 검토를 마치고, 금융당국 인가 획득을 준비하고 있다.
삼성카드는 이번 사업 진출을 통해 금융·비금융 데이터를 분석·가공해 카드사가 보유한 다양한 데이터를 금융시장에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영세 중소법인에 대한 여신심사 지원 등을 추진하는 것이 목표다.
삼성카드는 이미 지난 2023년 개인사업자신용평가업과 데이터전문기관 등의 라이센스를 확보해 관련 업무를 꾸준히 확장하고 있다. 카드데이터 기반 빅데이터 분석을 통한 가맹점의 마케팅 지원 플랫폼인 LINK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블루데이터랩을 통해 다양한 분석 자료를 내놓고 있다. 여기에 금융 소비 데이터를 활용해 고객을 분석하고 투자자문을 제공하는 서비스까지 확장하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한 투자자문업 라이센스 취득도 검토 중이다.
신한카드도 기업정보조회업에 진출키로 방침을 정했다. 삼성카드와 마찬가지로 오는 25일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정관 상 사업목적에 기업정보조회업을 추가하는 안건을 올렸다. 신한카드 역시 삼성카드와 마찬가지로 2023년부터 데이터전문기관으로 지정받아 관련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선제적으로 데이터 관련 라이센스를 대거 취득하며 본격적인 사업 다각화에 나섰던 비씨카드에 뒤를 이어 업계 선두주자들이 속속 데이터 분야로 비즈니스 확대를 꾀하는 형국이다. 실제 지난 2023년 비씨카드가 처음으로 기업정보조회업에 진출한 뒤 금융당국에서는 여타 카드업계에서도 해당 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시행령 개정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금융당국에서도 신용카드 업권의 경쟁력 확보를 위한 제도 개선 방안 검토에 한창이다. 데이터 기반 플랫폼 활성화는 카드업권이 가장 경쟁력을 갖춰 신사업으로 추진할 수 있는 영역으로 여겨지고 있다. 특히 금융위에서는 소상공인 가맹점을 대상으로 한 공급망 금융 제공 등을 카드사의 신규 사업 영역으로 검토 중이다. 비씨카드에 이어 삼성·신한이 기업정보조회업을 취득하려는 것도 마찬가지 이유에서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는 물론 소상공인 결제 데이터를 방대하게 보유하고 있는 카드업권 특성상 데이터 활용해 수익으로 연결하는 것이 지상 과제가 될 것”이라면서 “금융권 카드사를 중심으로 데이터에 기반해 소상공인 대상 공급망, 생산적 금융을 확산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류근일 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