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기술(ICT) 발전으로 탄생한 스마트폰 등 다양한 기술 발전은 금융의 혁신을 가속화한다. 디지털환경을 구축해 산업생태계를 변화시키고, 전 세계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운영되는 디지털 금융의 근간을 형성하고 있다. 대부분 디지털 기반 산업은 최종적으로 금융의 역할을 대신하는 기능이 내재되어 작동한다. 디지털 금융 기능은 모든 산업을 더 크게 성장 발전시키는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므로 전 세계적인 디지털 금융의 확산과 발전을 위한 한국핀테크산업 성장은 진지하게 고려될 필요가 있다.
데이터 기반 인공지능(AI)과 같은 첨단 기술의 발전은 핀테크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추는 핵심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전쟁, 이상기후, 정치적인 극한 대립 등 정초부터 국내외 어려운 정세가 한국 소규모 기업들을 더욱 위급한 상황으로 몰아넣고 있다.
'위기는 기회'라는 진부한 문구를 떠올리게 되는 을사년에 한국 핀테크 산업의 현황, 기업 상황을 생각해 본다. 적지 않은 스타트업들이 규제 등의 이유로 조국을 떠나 해외에서 꿈을 이루려는 희망을 토로하고 있다.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기술 혁신, 규제 환경 개선, 글로벌 시장 진출 등을 위한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 AI를 통한 기술 발전과 변화의 중심에서 포용금융의 본질을 실천하고 구체화하기 위한 디지털 금융의 핵심축, 핀테크 산업 발전을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지난 달 10일 금융감독원은 2025년 업무계획을 발표했다. 본 글에서는 금융감독원의 안정, 신뢰, 상생, 미래 그리고 쇄신이라는 5대 전략과 업무계획을 중심으로 한국핀테크산업 발전을 위한 제언을 하고자 한다.
기술 혁신과 보안 강화와 관련해 금융감독원 2025년 업무계획의 중요한 과제 중 하나는 AI와 빅데이터 기반 서비스혁신이다. AI는 금융서비스의 자동화, 맞춤형 서비스 제공을 통해 핀테크산업에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고객의 소비패턴을 분석해 맞춤형 금융상품을 제안하거나, 자동화된 시스템으로 고객서비스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기술적 혁신은 핀테크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나 기술혁신에 따른 보안강화 관련 사안은 걸림돌이 될 수 있다. 핀테크 산업은 금융 데이터와 불가분의 관계에 있어 보안사고의 발생은 신뢰·평판에 직결되므로 안전하고 투명한 거래환경의 구축이 반드시 요구된다. 따라서 AI 기반의 보안기술이나 블록체인기술 등의 도입을 생각할 수 있으며 감독당국은 이러한 기술들을 감독하고, 보안 기준을 강화해 핀테크 기업들이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규제 혁신은 핀테크 산업발전의 쟁점요소로 감독당국은 기존 규제 샌드박스 제도로 핀테크 기업들이 혁신적인 서비스를 시장에서 실험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으나, 규제는 핀테크 기업의 성장을 방해하는 요인이다. 다만, 과거선례가 없는 AI와 같은 혁신적 신기술을 활용하는 서비스에 대해서는 안전성과 소비자보호를 동시에 고려하는 규제 시스템이 반드시 필요하고 간과할 수 없으므로 융통성의 발휘가 요구된다.
이러한 규제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감독당국의 도전이며 핵심과제일 것이다. 한편, 핀테크 기업들은 기술발전 속도에 맞춰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어야 하는데 바로 이러한 딜레마가 감독당국에 보다 유연한 규제혁신을 바라는 이유다. 따라서 우리 기업의 글로벌 시장진출을 촉진하기위해 당국은 국제적 규제수준을 참고하여 수위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 글로벌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는 방편이 될 것이다.
글로벌 시장 진출과 현지화 전략은 한국핀테크산업 국내를 넘어 해외시장으로의 진출 가능성을 시사한다. 글로벌 시장경쟁력 확보는 무엇보다 잘 계획된 해외진출 전략이 필요한데 금융감독원은 글로벌 금융시장과 연계강화를 위한 전략을 제시하여 한국 핀테크 기업들이 해외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도록 지원할 수 있을 것이다. 각국의 법률, 문화, 경제적 특성 등을 반영한 서비스를 개발하고 지원하는 등 현지화 전략이 수반되어야 한다. 현지 감독당국과 기업등과 파트너십을 통해 해외 시장으로의 진입장벽을 낮추는 등으로 감독당국은 솔선하여 기업들과 머리를 맞대어야 한다.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규제환경과 현장을 연계한 전략을 모색하고 수립하기 위함이다.
자금조달 방법의 다각화는 거의 모든 핀테크 스타트업들이 경험하는 공통된 핵심과제이다. 크라우드펀딩이나 P2P 금융을 통한 자금모집 채널이 디지털 환경의 변화와 함께 다양한 목적의 자금조성을 위해 널리 활용되고 있다. 다양한 펀딩플랫폼을 활용하거나 기존 금융기관과의 협업 등으로 미래의 기업가치에 투자를 원하나 기업에 대한 정보가 없는 투자자에게 접근하는 좋은 채널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또, 벤처캐피털과 액셀러레이터 프로그램의 확대, 즉 이러한 프로그램을 정부의 금융지원프로그램과 연계활용 함으로써 핀테크 기업들이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자금이 지원되는 채널을 마련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감독당국은 분산되어 무의미하고 비효율적으로 지출되는 수 많은 정부의 정책·기술지원 자금, 지원금 등을 투명하고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이를 통해 핀테크 기업들이 자금을 효율적으로 조달 및 관리하고 성장할 수 있는 제도가 구축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디지털 금융인프라 강화는 핀테크산업이 강력한 디지털 인프라에 의존해 성장할 가능성을 제공하게 될 것이다. 정부는 개방형 데이터 플랫폼을 통해 핀테크 기업들이 효율적으로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해 왔으나 이에 더하여 AI와 빅데이터를 활용한 혁신적인 서비스 제공이 가능해지려면 안전한 데이터관리와 개인정보보호가 필수적이다. 감독당국은 데이터 보안과 개인정보 보호를 강화하는 디지털 금융 인프라 구축을 지원해야 한다. 이를 통해 핀테크 기업들은 글로벌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으며, 동시에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AI 시대 핀테크산업 발전을 위한 핵심쟁점은 기술혁신, 글로벌 시장진출, 규제혁신, 자금조달의 다각화, 디지털 인프라강화에 좌우된다고 할 것이다. 감독당국은 규제 혁신과 글로벌시장의 연계를 강화하고, AI 기술을 활용한 보안강화와 효율적 활용을 지원하는 정책을 보다 적극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노력이 결실을 맺으면, 한국은 글로벌 핀테크 산업에서 경쟁력을 갖춘 중심 허브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AI와 첨단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한국 핀테크 산업은 디지털 금융 혁신을 이끄는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금융감독원의 2025년도 업무계획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기를 희망한다.
서영숙 숭실대 경영대학원 교수 suhys@ssu.ac.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