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플러스]뉴미디어부터 비상경영까지…케이블TV 30년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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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년 3월 케이블TV 개국 당시 케이블협회에서 발간한 잡지

지난 3월 1일 케이블TV가 방송을 시작한 지 꼬박 30년을 맞았다. 1995년 개국 당시 지상파가 중심이던 기존 방송계 구도를 바꿀 '뉴미디어의 총아'라는 기대를 받았다. 본격적인 다매체 시대로 진입하는 동시에 다채널과 쌍방향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48개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가 9만여 가구를 대상으로 24개 채널로 방송을 시작했다. 30년이 지난 지금 1222만 가구가 케이블TV를 시청하고, 케이블 채널은 276개로 늘었다.

케이블TV는 다양한 전문 채널 제공, 지역 채널 운영 등으로 방송의 다양성 원칙을 구현했다. 케이블TV 개국으로 사람들은 영화를 비롯 보도·여성·교양·교육·음악·오락·스포츠·문화예술·만화·바둑·홈쇼핑 등 다양한 분야를 하루 종일 마음대로 골라가며 볼 수 있게 됐다.

2000년 초고속인터넷 서비스를 시작하며 통신으로 사업 부문을 넓혔다. 초고속 인터넷 강국의 촉매제 역할을 하며 TPS(방송·인터넷·전화)로 방송·통신 융합을 이끌었다.

아울러 지상파 난시청 해소로 국민의 보편적 시청권 보장에도 일익을 담당했다. 2014년 세계 최초로 초고화질(UHD) 방송을 시작했다. 지상파 UHD의 직접 수신율은 1%대로 추정되며 나머지는 케이블TV 등 유료방송이 담당하고 있다.

2006년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넷플릭스 국내 출시와 2008년 IPTV 상용화로 새로운 '뉴미디어'가 등장하며 유료방송시장에 지각변동이 시작됐다. 이어 경쟁매체인 KT,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 계열에 케이블TV 인수합병(M&A)이 이어지며 변화의 소용돌이에 섰다.

케이블TV는 사업 실적이 2013년~2014년을 정점으로, 하락 추세가 가속화됐다. 2024년 '비상경영'을 선포하기에 이른다. 2023년 기준으로 케이블TV MSO(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의 방송부문 영업이익은 5년 전에 비해 92% 감소했다. 전체 케이블TV 사업자 14곳 중 3곳을 제외한 전부가 적자 상태다. 이익 감소 추세를 고려하면 방송 매출 및 영업이익률 적자 폭은 곧 더 확대돼 케이블 산업이 존폐 위기에 놓일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2024년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를 주축으로 '비상경영대책회의체'를 구성, 업계를 되살릴 방안 모색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권혜미 기자 hyemi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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