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또 한 번 '중도·보수' 논란에 불을 지폈다. 국민의힘이 탄핵정국 속에서 급속도로 극우화되고 있다며, 이전과 다른 정치적 상황에서 민주당이 중도와 보수를 모두 아우르는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23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민주당은 중도정당이다. 국민의힘이 극우 본색을 드러내며 형식적 보수 역할조차 포기한 현 상황에서는 민주당의 중도보수역할이 더 중요하다”고 적었다.
이 대표는 정당의 스펙트럼에 따른 정치적 입장은 상황·배경에 따라 다르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내 다수가 여전히 비상계엄을 옹호하는 입장인 탓에 민주당이 중도·보수의 역할을 해야 한다는 해석이다.
이 대표는 “불법 계엄 때로 다시 돌아가도 계엄 해제에 반대하겠다는 게 국민의힘(대표)의 입장이다. 나라를 망치고 수천 명 국민을 살상해서라도 영구집권용 군정을 시도한 내란수괴의 탄핵을 반대하고 법원을 무력 침탈한 헌정 파괴 세력을 비호하는 게 '보수'일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 “진보와 보수는 시대와 상황에 따라 상대적”이라며 “같은자리에 서 있어도 상황이 변하면 오른쪽이 왼쪽이 될 수도 있다. 시대 상황에서 진보성이 중요할 땐 진보적 중도역할이, 보수성이 중요할 때는 중도·보수적 역할이 더 컸다”고 했다.
특히 “헌정회복·법치수호·성장회복 같은 국민의힘이 버리고 떠난 보수의 책임을 민주당이 책임져야 한다. 민주당이 우클릭한 것이 아니라 세상이 변해 민주당과 이재명이 주력할 선순위 과제가 바뀐 것 뿐”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실용주의를 바탕으로 한 연대를 강조했다.
이 대표는 “실용적 대중정당으로서 좌우나 네 편 내 편 가를없이 국리민복에 필요한 일을 잘 해내면 된다”면서 “대내외적 요인으로 불안하고 위험하며 절망적인 이 상황에서는, 동맹강화와 국제협력에 기초한 안보, 공정한 법질서 유지, 민생과 경제의 회복이 가장 시급하다”고 했다.
아울러 “그 첫출발로 헌정 파괴 저지와 진정한 민주 공화 체제에 동의하는 모든 이들의 연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민석 민주당 최고위원도 이날 국회 본청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 대표는) 남북 관계 개선과 복지국가에 앞서 IMF 극복을 최우선 순위로 조정한 김대중처럼, 성장 회복을 내란극복 최우선 정책과제로 설정했다”면서 “중도적 국민정당인 민주당의 중도 보수 지향을 강조했고 극우화한 국민의힘 대신 더 폭넓은 국민의 요구를 책임 있게 수용할 길을 열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중도 실용인가? 극우 극단인가? 답은 명확하다”고 덧붙였다.
최기창 기자 mobydic@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