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알리익스프레스 디지털 도어록 10개 제품 중 3개가 화재발생 시 문 열 수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해외직구를 통해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제품이 국내로 유입되는 사례가 지속적으로 발생해 소비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한국소비자원은 알리에서 판매되고 있는 디지털 도어록 10개 제품을 대상으로 품질·안전성 시험평가를 진행했다고 18일 밝혔다.
평가 결과 3개 제품은 화재발생 시 수동레버가 녹아내려 출입문을 열 수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디지털 도어록은 화재발생 시 거주자가 대피할 수 있도록 고온에서도 수동레버로 출입문을 열 수 있는 구조여야 한다. 그러나 3개 제품은 수동레버가 녹아내려 유사시 문을 열 수 없었다.
리튬 이차전지가 내장된 5개 제품은 화재발생 시 모두 발화·폭발한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리튬 이차전지를 전원으로 사용하는 디지털 도어록 5개 제품 모두 화재발생 시 시험 기준 온도(270℃)보다 낮은 170~260℃ 범위에서 배터리가 발화·폭발해 디지털 도어록 손상·화재 확산 등 거주자의 대피에 방해 요인으로 작용할 위험이 높았다.
1개 제품은 내부 배터리 방전 시 외부에서 출입문을 열 수 없었다. 디지털 도어록은 내부 배터리가 방전될 경우 외부에 설치된 비상전원 공급단자를 이용해 문을 열 수 있어야 하지만 1개 제품에는 해당 단자가 없어 도어록이나 출입문을 파손해야만 내부로 진입할 수 있었다.
모든 제품이 국내표준과 달라 추가 비용 발생할 수 있다는 호환성 논란도 제기됐다. 10개 제품 모두 타공도(출입문에 구멍을 뚫는 위치와 크기)가 국내표준과 달라 설치 시 추가 비용이 발생하고 이사할 경우에는 출입문을 원상복구 즉 '변상'해야 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었다.
소비자원은 “해외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 알리익스프레스에 안전성이 미흡한 6개 제품의 유통 차단을 권고했다”면서 “알리는 해당 제품의 검색 및 판매 차단을 완료했다”고 설명했다.
이준희 기자 jhlee@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