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T가 마이크로소프트(MS)의 생성형 인공지능(AI) 도구 '코파일럿'을 활용한 업무 혁신을 본격화한다. 직원들이 직접 업무에 유용한 AI 에이전트를 만들고 이를 사내에 공유하는 시스템을 구축해 일하는 방식 자체를 AI 중심으로 개편한다는 구상이다.
정명호 KT 기술혁신부문 테크전략TF 상무는 11일 기자설명회에서 “앞으로는 직원이 AI를 얼마나 잘 활용하느냐가 기업 경쟁력을 평가하는 중요한 척도가 될 것”이라며 “단순 AI 도구 활용을 넘어 AX를 KT 문화로 정착시키고자 한다”고 말했다.
KT는 MS와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직원 주도의 AX 업무 혁신을 꾀하고 있다. 이날 KT는 코파일럿을 활용해 개발한 AI 에이전트로 업무 생산성을 크게 개선한 사례를 공유했다.
KT 충남충북광역본부는 각종 지원사업 제안 전략 리포트를 생성해주는 프롬프트를 개발해 공공입찰 수주전에 활용하고 있다. 지자체·공공기관 홈페이지에 게시된 다양한 사업계획과 발주 정보를 AI가 자동으로 포착·분석해 KT 강점에 입각한 사업 전략을 짜준다.
실제로 AI가 3000여개에 달하는 지자체 업무계획을 분석해 KT와 연관성이 높은 60여건을 선별했고 10개의 사업 제안 중 7건이 최종 수주에 성공했다.
해당 프롬프트를 짜는데 걸린 기간은 고작 일주일이다. KT는 비개발직무를 포함해 직원 누구나 나만의 AI 에이전트를 만들어 사용할 수 있도록 7종의 에이전트 패턴을 정의하고 표준 아키텍처를 제공한다.
KT는 직원들이 만든 업무 특화 AI 에이전트가 전사에 확산될 수 있도록 사내 프롬프트 공유 플랫폼 '크롬프트 버디'를 내달 선보일 예정이다. 자신이 만든 프롬프트를 다른 임직원도 쓸 수 있도록 공개하는 사내 AI 에이전트 허브 역할을 한다. 활성화를 위해 우수사례에 대한 성과와 보상 시스템도 마련한다.

KT는 업무 데이터의 AI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문서보안 체계도 기존 디지털저작권관리(DRM) 방식을 문서중앙화 방식으로 변경했다.
각 구성원 PC에 저장된 업무자료를 중앙으로 모아 전사 업무지식을 자산화하고, 클라우드 기반 접근 권한 관리 체계로 전환해 누구나 손쉽게 AI 에이전트 개발에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기밀유출 방지를 위해 개별 업무용 PC 환경을 클라우드 PC로 전환하는 작업도 병행 중이다.
KT는 사내 AI 업무 혁신 경험을 바탕으로 외부 고객을 대상으로 기업간거래(B2B) 사업도 추진한다. 기업 고객이나 정부 기관 등 고객사를 위한 맞춤형 AI 솔루션을 개발하고 산업별 특성과 고객 수요에 특화된 버티컬 AI 모델도 준비 중이다.
정 상무는 “KT의 일하는 방식의 혁신은 최대한 많은 직원이 다양한 업무 영역에서 AI를 활용하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며 “단순 비용 절감보다는 업무 프로세스를 변화시키는데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
박준호 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