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잇단 '노조 편향' 판결…국내 기업 부담만 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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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울산 본사 정문에서 근무자들이 퇴근하고 있다.

법원이 노사 관계 관련 소송에서 노조에 유리한 판결을 내리면서 국내 기업 현장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부산고등법원 민사6부는 현대차가 금속노조 비정규직지회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 파기환송심에서 현대차 측 청구를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현대차 비정규직지회가 2012년 사내하청 비정규직 근로자 직접 고용을 요구하며 울산 공장 생산 라인 을 불법으로 멈춰 세웠으나, 이 기간 초래된 매출 감소와 고정비 손실 등 회사 측 손해에 대해 배상 책임이 없다고 봤다.

앞서 법원은 1·2심에서 현대차 측 일부 승소를 판결했지만, 대법원은 2023년 손해배상액을 재산정하라며 원심판결을 파기환송한 바 있다.

재계에서는 노조 손을 들어준 부산고법 판결은 불법쟁의로 입은 기업 피해 회복을 명시한 기존 법리와 배치,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분투하는 기업 발목을 잡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우선 민사소송법 기본 원칙인 '입증책임의 원칙'을 외면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노조 측 책임을 인정한 1·2심 판단과 달리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파업 후 추가 생산을 통해 부족 생산량이 만회됐다'는 노조 측 일방 주장 수용했다는 분석이다.

이런 결정을 내리기 위해서는 파업 후 추가 생산으로 부족분이 만회되었는지 여부를 노조 측이 증명해야 한다. 하지만 노조는 재판 기간 노조계 일방적 주장을 뒷받침할 객관적 자료를 제시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 측 불법 쟁의행위로 생산하지 못한 부족 생산량을 만회하기 위한 추가 생산 역시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불법 파업 종료 후 상당 기간 내에 추가 생산을 통해 부족분이 만회됐는지 여부를 면밀히 따져봐야 한다는 대법원 파기환송 취지와도 배치된다.

재판부가 민법의 기본 원칙에 충실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법원이 증거와 사실을 인정하는 과정에서 지켜야할 '채증법칙'에 충실하지 않았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재판부는 불법 쟁의행위가 일어났던 2012년 당초 계획 생산량보다 1만2700대나 적게 생산됐지만, 연간 계획 생산량 기준 3300대가 더 생산됐다며 파업 후 추가 생산이 이뤄진 것으로 결론냈다.

이에 현대차는 연초 세우는 계획 생산량의 경우 미확정 단순 목표치에 불과하며, 시장 상황에 따라 매월 탄력 운영되는 실제 운영계획상으론 2012년 연간 목표 대비 1만6150대나 적게 생산됐다는 점을 입증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불법 쟁의행위로 인한 부족 생산량이 모두 만회됐다고 판단했다.

현대차 생산 방식을 두고서도 재판부는 고객이 원하는 차종과 사양을 정하면 이에 맞는 차량을 생산하는 '주문생산방식'이라고 판단했다. 일시 생산 지연에도 고객이 곧바로 매매계약을 취소하지 않을 개연성이 높고, 따라서 매출 감소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취지다.

반면 자동차 업계는 고객 주문이 없더라도 일정 물량 이상 재고를 확보해두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 역시 고객 주문 물량 외에 다양한 옵션 차종을 미리 생산하고 있다. 따라서 불법 쟁의행위에 따른 조업 중단 때 생산·판매 차질이 발생하게 된다.

현대차는 재판 과정에서 주문생산방식으로 차량을 생산하고 있지 않다는 점을 증거 자료를 통해 입증했고, 노조 측 증인 역시 인정했지만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파기환송심 판결은 법리를 오해하고 채증법칙을 위반하며 생산시설 점거와 같은 불법 쟁의행위에 사실상 면죄부를 줬다는 지적이 있다”며 “향후 다양한 불법 변칙 쟁의행위를 조장할 우려가 크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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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울산 공장 생산 라인

김지웅 기자 jw0316@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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