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미국에 방위비를 두 배 더 지급하기로 했다. 투자도 두 배 늘린다.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 수입도 확대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미국은 일본에 대한 방위 공약을 재확인했다. 북한 핵무기와 중국의 강압적 행동 등 공동의 안보 위협에 함께 맞서기로 했다.
정상회담에선 일본의 안보 역할을 확대하고, 미국의 대(對)일 무역적자를 줄일 방안이 집중 논의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일본이 2027년까지 방위비를 트럼프 1기 때와 비교해 두 배로 늘리기로 약속했다고 발표했다. 이시바 총리도 일본이 미국의 동맹으로서 “책임을 분담하고 자체적인 역할을 할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 방위비 지출 증가는 “미국이 그렇게 하라고 우리한테 말한 게 아니라 일본의 자체적인 결정”이라고 부연했다.
대신 트럼프 대통령은 “우방이자 동맹의 방어를 위해 미국의 억제 역량의 온전한 힘을 제공할 것”이라며 일본에 대한 방위 공약을 확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한반도의 안전과 안정을 보장하기 위한 노력에도 여전히 전념하고 있다”고 밝히며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시바 총리도 양측이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고 소개했다. 이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북한과 잘 지내면 “모두에게 엄청난 자산이다. 우리는 북한과 김정은과 관계를 맺을 것”이라고 밝혀 향후 북미 정상외교를 추진할 의사가 있음을 다시 확인했다.
일본은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적자 해소 압박에 맞서 각종 유화책을 쏟아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적자를 “매우 신속하게 해결해 나갈 것”이라고 단언했다. 일본의 대미 투자가 “앞으로 몇개월동안 매우 매우 크게 증가해 그 어느나라보다 많아질 것”이라고 했다.
미국이 다른 국가와 교역에서 '동등하게' 대우받으려면 상호 관세가 필요하다며 오는 10일이나 11일 회의를 하고 기자회견 등의 형식으로 내용을 발표할 것 같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일 기업의 알래스카주 송유관 합작 투자 계획 등 미국산 LNG 수출 확대를 대대적인 성과로 내세웠다. 이시바 총리는 LNG뿐만 아니라 바이오에탄올과 암모니아 등 다른 자원도 미국에서 수입할 의향이 있다고 거들었다. 또 “트럼프 대통령 취임으로 일본 기업들의 대미 투자 동력이 더 강력해지고 있다”면서 일본의 대미 투자를 전례없는 1조달러로 늘리는게 목표라고 밝혔다. 일본 자동차 업체 도요타와 이스즈의 미국 투자 확대를 대표적 예로 들었다. 대신 숙원 사업인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긍정적 답변도 얻어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제철이 US스틸을 인수해 소유하는 대신 US스틸에 투자하기로 했다면서 자신은 그런 방식이 괜찮다고 밝혔다.

안영국 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