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웨이가 트리폴드(두번 접는)스마트폰 '메이트XT'의 글로벌 출시를 예고했다. 첫 글로벌 진출 지역은 '오일머니'로 대표되는 중동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화웨이는 최근 메이트XT(모델명 GRL-LX9)에 대한 아랍에미리트(UAE) 통신규제청(TDRA) 인증을 획득했다. TDRA 인증은 아랍에미리트에서 통신·IT 장비를 판매하거나 사용하려는 기업이 반드시 거쳐야 하는 절차다. 인증된 제품은 아랍에미리트에서 합법적인 판매와 사용이 가능하다.
이번 TDRA 인증에 따라 화웨이가 UAE를 포함한 세계 시장에 메이트XT 판매를 시작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제품 판매를 위한 사전 작업이 모두 끝난 만큼, 화웨이가 메이트XT 출시 시기를 조율하고 있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화웨이는 구체적인 메이트XT 글로벌 출시 일정을 밝히지 않고 있으나, 일부 외신은 올 1분기 내 판매가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올 1분기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2025에서 관련 행사를 열고 출시 계획을 밝힐 가능성도 높다.
만약 글로벌 출시가 이뤄질 경우 메이트XT는 중국 시장 이외 지역에서 팔리는 첫 번째 트리폴드폰이 된다. 메이트XT는 디스플레이를 두 번 접을 수 있는 폴더블폰이다. 화웨이가 작년 9월 중국 현지에 출시했다. 접으면 보통 바(Bar)형 스마트폰처럼 사용할 수 있고, 접힌 화면을 모두 펼쳐 10.2인치의 대화면을 이용할 수 있다. 화면이 두 개나 들어갔지만 접었을 때 두께(12.8㎜)와 펼쳤을 때 두께(3.6㎜)가 일반 폴더블폰에 준해 많은 주목을 받았다. 출시 당시 1만 9999위안(약 376만원)이라는 높은 출고가에도 불구하고 사전 예약 건수가 630만건이 넘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메이트XT의 아랍에미리트 시장 출시는 현지 고가 스마트폰 수요를 효과적으로 흡수하기 위한 화웨이의 전략으로 풀이된다. 두바이의 오일머니로 대표되는 아랍에미리트는 최근 들어 400달러(약 53만원) 이상의 프리미엄 스마트폰이 뜨는 지역으로 평가받는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 리서치 등에 따르면 올 3분기 중동·아프리카의 프리미엄 스마트폰 수요는 크게 올라갔다. 이 기간 삼성전자와 애플의 프리미엄 스마트폰 수요는 전년 동기 대비 10%가량 늘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두바이 등 아랍에미리트 시장은 가격에 크게 상관하지 않는 부유층이 많아, 세계 최초 트리폴드폰이라는 점이 강조되면 큰 수요를 확인할 수 있을 것 같다”면서 “다만 중국 현지 판매에서 원활한 제품 공급이 어려웠던 제품인 만큼, 메이트XT가 판매되더라도 많은 제품이 풀리진 않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남궁경 기자 nk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