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최근 비명(비이재명)계로부터 지적받은 당내 다양성에 대한 요구에 대해 사실상 동의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대표는 3일 “민주당이 다양한 풀 나무가 자라는 건강한 숲이면 좋겠다. 한 목소리만 나오지 않도록 오히려 다른 목소리를 권장하면 좋겠다”고 밝혔다. 또 “양성과 비판은 현대 정당의, 우리 민주당의 생명과도 같은 원칙”라며 “다양한 목소리가 공존하고 활발한 토론이 이루어질 때 창의성과 역동성이 살아난다. 우리는 그 힘으로 생산적 통합, 발전적 성장의 꿈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했다.
아울러 필요 이상의 당내 비판 대신 정권교체 등을 위한 대정부·대여 투쟁에 힘을 써달라고 당부했다. 이 대표가 당내 다양성을 구체적으로 언급한 것은 실용주의를 바탕으로 중도층 공략에 나선 상황에서 당내 다양성 확보를 통해 내부 결속을 다지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내부의 차이를 확인하는 것보다 민생을 살리고 경제를 살리고 안보를 살리고 민주주의를 살리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작은 차이로 싸우는 일은 멈추고 총구는 밖으로 향했으면 한다. 여러 지적을 겸허히 수용하며 함께 이기는 길을 찾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최근 비명계 주요 인사들은 이 대표를 향해 지난 총선과 공천 과정, 대선 등에 대한 반성을 요구하고 나선 상태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이후 이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이른바 이 대표 중심의 '일극체제'를 비판하고 있다.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지금이라도 지난 대선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와 성찰부터 시작해야 한다. 이재명 후보가 부족했고 당 전략이 부재했음을 온전히 받아들여야 비로소 이기는 길이 보인다”고 지적했다.
김경수 전 경남지사도 전날 “지난 시기 민주당의 저력은 다양성과 포용성 속에서 발휘되는 통합의 힘이다. 칼의 언어로 대응하고 조롱의 언어로 대처하는 것은 크게 하나 되어 이기는 길이 아니다”라며 “민주당이 집권한 세 번의 과정에서 우리는, 당내는 말할 것도 없고 함께 할 수 있는 모든 세력과 힘을 모아 가까스로 이겼다”고 강조했다. 또 “내란 세력에 대한 단죄는 헌재 판결이 끝이 아니다. 대선 승리만이 탄핵의 완성”이라며 “서로에게 고함치는 일을 멈추고 사과하고 손을 내밀고 크게 하나가 되어야 이긴다”고 비판한 바 있다.
최기창 기자 mobydic@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