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POSTECH)은 이길호 물리학과 교수와 장성 연구원 연구팀이 일본 국립재료과학연구소(NIMS) 와타나베 켄지 박사, 타니구치 타카시 박사 연구팀과 협력해 그래핀과 초전도 전극의 접합 특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데 성공했다고 31일 밝혔다.

초전도체는 특수한 조건에서 저항이 '0(제로)'이 되는 물질로, 일반 도체와 결합하면 초전도성이 도체로 전달되는 '근접효과(Proximity effect)'가 나타난다. 이 현상은 전자기기 성능을 극대화하는 핵심 기술로, 조셉슨 접합이나 위상 초전도 개발 등 응용 분야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래핀은 전기 전도성이 우수하고, 전자 이동 속도가 빨라 초전도체와 도체를 연결하는 이상적인 재료로 주목받아 왔다. 하지만 기존 방식에서는 초전도체가 그래핀에 전자를 주입하는 과정에서 전자가 빠져나가 '홀 도핑(hole doping)' 상태가 되었고, 그로 인해 초전도체와 그래핀 사이에 'PN 계면'이라는 경계가 형성되었다. 이 경계는 접합 투과도를 낮추고 근접 효과를 약화해 초전도체가 그래핀에 전기를 효율적으로 전달하는 데 방해가 되었다.

장성 연구원(제1저자)은 “기존 1차원 접합 방식은 그래핀의 극성을 자유롭게 제어하기 어려운 한계가 있었다. 이번 연구에서 개발한 2차원 초전도 접합 기술은 그래핀의 전기적 특성을 정밀하게 조절할 수 있어 새로운 전자 소자와 연구 분야를 열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연구재단,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대학정보통신연구센터협의회, Air Force Office of Scientific Research, 기초과학연구원,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 삼성전자, 일본 학술진흥회(JSPS KAKENHI), World Premier International Research Center Initiative(WPI) 등 지원을 받아 수행된 이번 연구성과는 최근 나노 기술 분야의 권위 있는 국제 학술지인 '나노 레터스(Nano Letters)'에 게재됐다.
포항=정재훈 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