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과 전속대리점 간 집안 싸움이 격화되고 있다. 전속대리점 통합 법인 삼성금융파트너스가 '갑질'을 주장하며 공정거래위원회에 삼성생명을 신고했다.
삼성금융파트너스는 지난달 삼성생명 전속대리점 71곳이 합병해 출범한 보험대리점(GA)이다. 통합 후 지점 260개, 설계사 5600여명 규모 초대형GA 수준까지 몸집을 불렸다.
2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금융파트너스는 최근 공정위에 삼성생명을 거래상 지위 남용과 인력 부당 유인 등으로 신고하면서 엄정한 처분을 내려줄 것을 요청했다. 삼성생명이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회사에 불이익을 주고 있다는 판단이다.
갈등은 전속대리점 합병에서 촉발됐다. 보험업법에선 설계사 수 500명 이상 대형GA 설계사에게 비교·설명 의무를 부여하고 있다. GA 소속 설계사는 보험상품 판매시 소비자 선택권을 보호하기 위해 최소 3개 보험사 상품을 비교해 안내해야 한다.
통합 이전 삼성생명 전속 대리점들은 설계사 규모가 500인 이하였기에 다른 보험사 상품까지 설명할 의무가 없었다. 이후 지난달 합병·출범과 함께 지위가 대형GA로 격상되면서, 법규 준수를 위해 타 보험사 상품까지 비교할 의무가 생겼다는 해석이다.
GA가 보험 상품을 비교하려면 해당 보험사들과 판매 계약을 체결해야 한다. 다만 삼성금융파트너스는 삼성생명이 기존에 맺은 전속 계약을 근거로 다른 생명보험사와 계약을 막고 있다고 주장했다. 타 생보사 상품 판매는 계약 위반이며, 이 경우 계약을 해지하겠다는 위협을 지속적으로 가했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삼성생명이 합병 법인 소속 설계사를 부당하게 빼앗아 가고 있다고 토로했다. 영업 조직 회유와 함께 삼성금융파트너스와 삼성생명 산하 자회사GA(삼성생명금융서비스) 간 인센티브(시상)에 엄청난 차별을 주는 방식으로 회사를 압박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삼성생명금융파트너스 관계자는 “삼성생명 전략본부장이 직접 영업조직을 데려오겠다는 내용을 발표하기도 했다”며 “당사는 이런 상황이 지속될 경우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입을 가능성이 농후해 삼성생명을 공정위에 신고한 상태”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삼성생명은 삼성금융파트너스에 비교·설명의무가 적용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합법적인 절차 아래 전속대리점과 계약을 유지하고 있다”며 “전속대리점 영업 활동을 지원할 계획”이라 말했다.
박진혁 기자 spark@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