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자가 유럽의 백질뇌병증협회에서 처음으로 희귀뇌질환 치료를 위한 연구사업에 선정됐다.
한국뇌연구원은 신경·혈관 단위체 연구그룹 임현호 책임연구원이 유럽의 ELA(European Leukodystrophy Association) 국제기구에서 희귀뇌질환인 거대뇌성 백질뇌병증의 원인 규명과 치료 진전을 위한 연구사업에 선정돼 새해부터 2년 동안 19만8069유로(약 3억원)의 연구비를 지원받는다고 18일 밝혔다.
거대뇌성 백질뇌병증(MLC)은 생후 1년 이내에 발병하는 난치성 희귀뇌질환으로 운동발달 지연, 운동실조, 경련, 뇌전증, 지적장애 등이 동반된다.
ELA 협회는 프랑스의 백질이영양증 및 백질뇌병증 환자와 가족들이 주도하고 가이 알바가 대표해 1992년 설립한 비영리 단체다. 벨기에,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룩셈부르크, 스페인, 스위스 등 7개국에 지부를 두고 있으며 프랑스의 전설적인 축구선수 지네딘 지단이 홍보대사와 후원자로 활동하고 있다.
협회는 2015년부터 ELA 국제기구(ELA International)를 설립해 백질뇌병증과 같은 희귀 신경퇴행성 질환 연구를 재정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백질뇌병증 연구에 대해 비영리 단체가 재정적으로 지원하는 것은 ELA가 처음이다.
임현호 박사는 백질뇌병증의 주요 원인으로 알려진 세포막 단백질 MLC1, 글리아CAM 유전자의 돌연변이를 연구해 상세한 병인 기전을 규명하고, 치료를 위한 기반 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다.
임현호 박사는 “그동안 국내에서는 연구 지원이 상대적으로 미미했던 난치성 희귀뇌질환을 국제 지원을 통해 주도적으로 참여하게 되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며 “이번 연구를 계기로 앞으로 희귀 난치 뇌질환의 국제 공동연구 네트워크를 확대,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구=정재훈 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