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 인공 유전자 회로 정밀·집적도 높인 신기술 개발

포스텍(POSTECH)은 김종민 생명과학과 교수, 생명과학과 통합과정 고현섭·최승도 씨 연구팀이 합성 생물학 분야에서 유전자 회로의 정밀성과 집적도를 획기적으로 높일 '합성 번역 공역 장치(SynTCE)를 개발했다고 12일 밝혔다.

'합성 생물학'은 자연 시스템을 기반으로 생명체에 새로운 기능을 부여하는 연구분야이다., 이를 통해 설계된 생명체는 질병 치료, 플라스틱 분해 미생물, 바이오 연료 생산 등 다양한 영역에서 사용될 수 있다. 특히, 여러 유전자가 모여 하나의 단백질 체계를 생성하는 '다중유전자 오페론(polycistronic operon)' 시스템은 제한된 자원으로 효율을 극대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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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 회로의 정밀성과 집적도를 획기적으로 높일 '합성 번역 공역 장치(SynTCE)를 개발한 연구팀. 왼쪽부터 김종민 교수, 고현섭·최승도 씨

그러나 고도화된 유전자 회로를 정밀하게 설계하려면 바이오 부품 간 간섭을 최소화하고, 여러 유전자를 효율적으로 통합하는 집적도를 높여야 하는데, 기존 RNA 기반 번역 조절 부품은 단백질 번역 과정에서 간섭을 일으켜 다중 유전자 조절이 어렵고 회로 정밀성이 낮은 한계를 보여왔다.

연구팀은 '번역 공역'이라는 자연적인 유전자 조절 메커니즘에 주목했다. 이 현상은 상위 유전자의 번역이 하위 유전자의 번역 효율에 영향을 주는 시스템이다. 다중 유전자 조절이 필요한 오페론에서 자주 발견된다. 연구팀은 번역 공역을모방한 'SynTCE'를 설계하고, RNA 분자 컴퓨팅 시스템과 성공적으로 통합해 더욱 효율적인 유전자 회로를 구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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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성 번역 공역 장치의 디자인 및 다중 입·출력 회로 구현 및 세포 프로그래밍에 관한 모식도

연구팀은 SynTCE를 활용해 입력 신호를 하위 유전자로 정확하게 전달하고, 이를 바탕으로 다중 출력 조절 장치와 다중 입력·출력을 처리하는 시스템을 구축하여 유전자 회로의 집적도를 향상했다. 이 기술은 세포 기능을 정밀하게 제어하고, 원하는 생물학적 작업을 수행하도록 만드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종민 교수는 “정교하고 정확한 유전자 회로 설계를 가능하게 하는 중요한 진전”이라며, “맞춤형 세포 치료제, 환경 정화 미생물, 바이오 연료 생산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번 연구는 농림수산식품기술기획평가원, 한국연구재단과 경상북도·포항시의 합성생물학 지원금,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한국보건기술R&D사업, 경북 테크노파크 지원사업, 교육부의 4차BK21 지원사업,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사업과 산학협력선도대학3.0사업 등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연구성과는 최근 분자생물학과 생화학 분야 국제 학술지인 '핵산 연구(Nucleic Acids Research)'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포항=정재훈 기자 jho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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