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프레드 리서치가 한국과 같은 정치적 불안정성이 가상자산 시장 전체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12일 웹3 컨설팅 기업 디스프레드 리서치 전담 조직 '디스프레드 리서치'가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달 리플은 바이낸스 기준 0.5달러(한화 약 717원)에서 2.9달러(한화 약 4161원)까지 오르며 480%가량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보고서는 한국 시장의 높은 거래대금이 리플 가격을 올리는 일부 원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파악했다.
11월 29일부터 지난 5일 기준 국내 5대 거래소(업비트, 빗썸, 코빗, 코인원, 고팍스) 기준 리플의 총거래대금은 310억달러(한화 약 44조4757억원)를 기록했다. 리플의 거래대금은 동기간 리플 다음으로 높은 거래대금을 올린 도지코인(DOGE)의 거래대금(80억 달러, 한화 약 11조4776억원)을 크게 앞지르며 국내 투자자들의 관심이 뜨겁다는 사실을 방증했다.
다만 리서치팀은 리플 상승세가 한국 시장에 의한 것만은 아니라고 분석했다. 리서치팀이 꼽은 리플 상승의 글로벌 요인으로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으로 인한 가상자산 규제 완화 기대 △ISO20022 표준 준수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 게리 겐슬러 사임 발표 등이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일각에서는 리플의 거래대금이 급등한 이유 중 하나로 가상자산 과세 2년 유예 소식을 지목하고 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1일 가상자산 소득에 대한 과세를 2년 유예하는 소득세법 개정에 동의하고 본회의에서 처리하기로 했다. 이는 지난 7월 정부가 세법 개정안 발표와 함께 2025년 1월 가상자산 소득 과세 시점은 2027년으로 유예하겠다고 밝힌 뒤 처음으로 이뤄진 합의다.
계엄령 발표 이후 국내 투자자들의 대규모 매도세가 이어지며, 업비트의 비트코인(BTC) 가격은 바이낸스 대비 최대 16%까지 하락했다. 리플을 포함한 주요 가상자산의 가격도 단기적으로 급락했으나, 계엄령 해제 후 빠르게 회복하며 안정세를 보였다.
디스프레드 리서치는 “가상자산은 본질적으로 글로벌한 성격을 가지고 있으며, 한국과 같은 정치적 불안정성이 시장 전체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며 “미국과 같은 경제 대국이 아니라면 일국의 정치 상황이 이 시장에 끼치는 영향력은 최소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유민 기자 newm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