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친인척 부당대출과 관련해 진행한 우리금융과 우리은행에 대한 정기검사 결과를 내년으로 연기하기로 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11일 오전 여의도 본원에서 열린 금융상황 점검회의에서 “현 경제상황 및 금융여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우리은행 등 금융권 주요 검사결과 발표를 내년 초로 연기하겠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사태과 탄핵정국이 국정혼란으로 이어지면서 금융·외환시장의 변동성이 높아진 만큼, 시급한 사안부터 처리 후 발표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이 원장은 지난달 28일 중구 은행회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금융 검사가 진행 중인데 현 회장, 행장 재임 때에도 유사한 형태의 대출이 검사 과정에서 확인됐다”고 언급하며 이달 중으로 검사결과를 발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원장은 이날 “환율급등 등 일시적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로 금융회사의 재무적 탄력성이 축소돼 긴요한 자금공급, 정상적인 배당 등에 영향을 쥐 않도록 시장과 소통하며 규제 합리화를 위한 다양한 과제를 발굴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어 “금융위 등 소관부처에 건의하고 협의해 금융 감독원칙을 견지하면서 경제와 금융이 원활히 작동하도록 총력을 다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예컨대 은행 완충자본 비율 규제 및 유동성 비율 산출기준에 있어 국가별 재량권 범위 내에서 글로벌 규제 수준과 비교해 합리적인 수준으로 개선하거나 보험업권의 신(新) 건전성제도(K-ICS) 관련해 금융환경 급변동 시 적용 가능한 경과조치 등을 적극 활용하는 방안 등을 검토해보라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내부통제에도 만전을 기해달라고 지시했다. 이 원장은 “정치불안으로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파생상품 등의 거액손실 또는 금융사고 가능성도 커지는 만큼 내부통제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시소 기자 siso@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