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파트너스가 선진 거버넌스 체제 확립을 통해 고려아연의 주주가치를 되살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고려아연은 MBK와 영풍이 올해 초부터 적대적 인수합병(M&A)를 계획했다며 각종 의혹을 소명해야 한다고 반격했다.
MBK는 10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고려아연 지배구조 개선 및 주주가치 회복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김광일 MBK 부회장은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체제에서 주주가치가 훼손됐고 기업지배구조의 난맥상이 드러났다고 비판했다.
일레로 고려아연의 투자자본수익률(ROCE)과 주가순자산비율(PBR)은 지난 3년간 지속 하락했는데 최 회장 개인 친분이 있는 사모펀드 출자, 본업과 관련성이 떨어지는 투자, 제대로 된 검증이 있었는지 의심되는 일부 신사업 투자 등으로 인해 회사 자본이 효율적으로 쓰이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고려아연이 고금리 차입을 대규모로 일으켜 실시한 자사주 공개매수는 표면적으로 내세운 주주가치 제고 목적과는 달리 회사의 보유현금을 소진하고, 잔류 주주들의 주주가치를 심각하게 훼손했다고 했다.
MBK는 집행임원제 도입 등 선진 거버넌스 체제를 통해 고려아연의 주주가치를 회복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주주환원 방안으로 △주식 액면분할을 통한 거래 유동성 증대 △ 주주 환원책의 실제 이행을 위한 보유 자사주의 전량 소각'△ 현금 배당을 예측 가능하고 투명하게 실시하기 위한 배당정책 공시 정례화 등을 제안했다.
같은 날 고려아연은 비밀유지계약(NDA) 중 영풍과 MBK가 만났고 올해 초부터 적대적 M&A를 계획했다는 의혹을 소명하라고 반격했다. 고려아연은 “양사가 만나 논의를 한 시점은 특별한 이유가 있지 않고서는 밝히지 않을 이유가 없을텐데도 굳이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혹이 더욱 짙어지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영풍은 물론 고려아연 주주와 주식 시장에도 심각한 영향을 끼치는 경영협력계약에 대한 시장의 의혹이 갈수록 확산하고 있고 국내외 행동주의 펀드와 기관까지 나서 영풍이 MBK와 맺은 경영협력계약에 공개와 해명을 요구하고 있는데도 MBK와 영풍은 제대로된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며 “계약의 세부 내용 뿐만 아니라 계약을 논의한 시점도 명확하게 밝히지 않을 경우 MBK에 대한 시장과 투자자, 재계의 신뢰는 겉잡을 수 없이 추락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많다”고 했다.
조성우 기자 good_s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