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뉴진스가 어도어와 전속계약 해지를 발표하면서 이를 둘러싼 의문이 커지고 있다.
뉴진스는 지난 28일 서울 강남구 모처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29일 자정부터 어도어와의 전속계약을 해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이날 기자회견에서 뉴진스는 "어도어와 전속계약을 해지하지만, 우리는 계약을 위반한 것이 없고, 어도어가 계약을 위반해 벌어진 일이므로, 우리가 전속계약 해지 소송을 걸지는 않을 것이다"라고 말해 혼선이 빚어지기도 했다.
뉴진스와 어도어 사이에는 법적 효력이 있는 계약서가 존재하고, 어도어 측 역시 자신들은 뉴진스의 요구조건을 최대한 수용하고 있으며 계약을 위반한 적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뉴진스의 입장 발표만으로 전속계약의 해지가 가능한 것인지, 법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지 익명을 요청한 계약 전문 변호사 A씨에게 물었다.
일단 A변호사는 결국 뉴진스와 어도어가 법적 분쟁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A씨는 "현재까지 드러난 상황을 놓고 봤을 때, 뉴진스가 말하는 전속계약 해지는 그들의 '주장'이지, 법적 효력이 있는 것은 아니다. 본인들 스스로는 무소속이라고 하지만 계약서상으로는 어도어의 소속인 셈으로, 이런 형태가 오래 지속될 것으로 보긴 어렵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결국 뉴진스 측이든 어도어 측이든 가처분이나 계약 해지 소송 등을 진행할 확률이 높다. 뉴진스가 전속계약을 해지했다고 한 것은 이들의 주장일 뿐으로, 법정 싸움이 벌어졌을 때 어떤 영향을 주진 않는다. 다만, 뉴진스가 어제 기자회견에서 '남은 일정과 광고 등을 계속 이행하겠다'고 한 것은 이후로도 계약 위반이 될 만한 행위를 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이는 추후 벌어질 법정 싸움에서 '자신들은 계약위반을 하지 않았고, 어도어 측에서 계약을 위반했다'라고 주장할 근거가 될 수 있다"라고 분석했다.
또 일각에서는 계약서 제5조 제4항과 제15조 제1항에 의거해 어도어가 의무를 위반했을 시 뉴진스가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고 보기도 한다. 이에 대해 A씨는 "해당 조항이 있고 없고를 떠나, 결국 '누가 계약을 위반했느냐'가 쟁점인 것은 똑같다. 그 조항을 포함해서 계약과 의무를 위반한 쪽이 어디인지를 법정에서 판단하게 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뉴진스가 '무소속'으로 활동을 이어가는 것은 문제가 없을까. 뉴진스는 자유의 몸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계약서가 존재하는 한 수익 정산 등은 어도어와 엮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A씨는 "그런 부분 때문에 결국 법정 싸움이 벌어질 것으로 보는 것"이라며 "뉴진스가 현재까지 정해진 스케줄을 모두 소화하면, 그 이후 일정은 거부할 수도 있다. 추가 스케줄의 이행 여부는 뉴진스의 의사에 달렸다. 그렇게 된다면 뉴진스가 유일한 아티스트이자 수익원인 어도어에서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이 높다. 정말 만에 하나 어도어에서 소송을 제기하지 않고 끝까지 평행선을 달리다가 일종의 '수납' 형태가 되어버리면 그때는 참지 못하고 뉴진스 쪽에서 입장을 번복하고 먼저 소송을 제기할 수도 있다. 현재 양측은 보다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기 위해 여론전, 눈치 싸움을 벌이고 있는 셈이다"라고 말했다.
뉴진스의 전속계약 해지와 관련해 또 하나 관심을 끌고 있는 부분은 위약금의 발생 여부다. 뉴진스는 "우리가 잘못한 것이 없기 때문에 위약금이 발생할 이유가 없다"라는 입장이다.
A씨는 "위약금과 관련해서는 계약서를 직접 확인하지 않아 확답하기는 어렵다"라고 전제하며 "다만 일반적인 계약서상 위약금 조항에 비춰 볼 때, 뉴진스의 주장처럼 위약금을 전혀 내지 않을 수도, 계약 위반으로 어도어가 입은 손해에 상응하는 위약금을 물어야 할 수도 있다. 이 부분 역시 법원의 판단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A씨의 말을 종합해 볼 때 뉴진스와 어도어의 법정 싸움은 단지 시간 문제일 뿐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과연 뉴진스가 법정 싸움에서 승리를 거머쥐고, 그들이 바라던 민희진 전 대표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전자신문인터넷 최현정 기자 (laugardagr@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