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구글 딥마인드의 인공지능(AI)이 수학계의 난제를 해결하고, 알파폴드가 단백질 구조를 예측하는 등 AI가 노벨상급 연구 성과에 기여했다는 소식이 더 이상 놀랍지 않은 시대가 되었다. 특히 챗GPT로 대표되는 대규모 언어 모델(LLM)의 등장은 소프트웨어(SW) 산업에 전례 없는 혁신의 물결을 일으키고 있다. 불과 10여년 전만 해도 4D(Difficult, Dirty, Dangerous, Dreamless) 직종으로 불리던 SW 개발자가, 4D(For Dream)를 실현하는 핵심인재로 부상했다. AI 시대에 걸맞은 인재를 확보하고 육성하는 것이 시급한 상황이다.
이러한 급격한 변화 속에서, AI 시대의 새로운 인재상을 '2A'로 제시하고자 한다. 첫 번째 'A'는 'Attitude(태도)'다. 즉 시너지 창출을 위한 소통과 성과 창출을 위한 전략, 그리고 친사회성을 위한 성찰을 할 수 있는 태도를 갖춘 인재다. 두 번째 'A'는 'Adaptability(적응력)'다. 하루가 다르게 진화하는 AI 기술 환경에서, 끊임없이 자신을 변화시키는 적응력이 필요하다. 미래에는 평생 재교육을 받아야 한다. 오픈 마인드로 새로운 기술과 정보를 적극적으로 습득하고 활용해, 문제를 해결하는 인재가 필요한 것이다.
AI 시대의 인재 육성은 한 주체의 노력만으로는 불가능하다. 정부와 교육계, 기업 등 각 이해관계자들의 유기적인 협력과 과감한 혁신이 절실하다. 먼저 정부는 AI 기술 발전 속도에 부합하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AI 기본법'의 조속한 제정과 함께 '공공 AI 컴퓨팅 센터' 구축을 통해, 사회와 산업 전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는 AI 기술의 연구 개발과 SW산업의 생태계를 강화해야 한다. 또 미국, 중국 등에서 신산업 육성을 위해 적용하는 인센티브 제도를 참조해, 적극적으로 신산업의 태동과 육성을 활성화해야 한다.
교육계의 역할도 중요하다. AI 시대에 맞는 근본적인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 더 이상 단순 암기식 교육으로는 경쟁력 있는 인재를 키울 수 없다. AI 시대의 지식은 더 이상 개인의 독점적 자산이 아니다. LLM을 통해 누구나 방대한 정보에 접근할 수 있게 된 지금, 중요한 것은 이러한 정보를 활용할 수 있는 역량이다. 따라서 LLM을 활용한 실무 중심의 커리큘럼을 도입하고, 교육자들부터 AI 활용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 산업계 전문가들이 교육 과정 설계에 참여하는 산학협력도 대폭 확대돼야 한다.
기업의 당면 과제는 일자리 미스매치 해소다. 일자리 미스매치의 핵심은 기업은 좋은 인재를 찾지 못하고, 구직자들은 좋은 기업을 알지 못하는 것이다. 우수한 중소·중견기업을 적극적으로 알리는 잡매칭(Job Matching) 시스템을 고도화해야 한다. SW를 자동으로 쉽게 개발해서 생산성을 높여주는 '로코드(Low Code)' 또는 '노코드(No Code)' 기술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개발자들의 역량도 재정의되어야 한다. 단순 코딩을 넘어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이해하고, AI를 활용해 문제를 해결하는 역량 개발이 필요하다. 또 한 분야에 특화된 인재보다는, 프로세스 전반에서 다양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프로세스 원(Process One) 인재 육성이 필요하다.
구직자들의 변화도 불가피하다. AI 기술을 효율적으로 활용하여, 효과적으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출 필요가 있다. 몇 년 내에 기업과 사회 환경에 큰 변화가 일어날 것이다. AI가 사람을 대체하는 것보다는 'AI를 잘 활용하는 사람이 그렇지 못한 사람을 대체'하는 일이 먼저 일어나게 될 것이다. 이러한 시대 변화에 단순한 지식 학습보다는, AI 기술과 소통역량, 전략역량, 성찰역량을 함양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가 AI 기술의 대전환기를 기회로 삼아 글로벌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미래 역량을 갖춘 인재 육성과 AI 기술을 전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는 인프라 구축이 그 어느 때보다 시급하다. 이 과정에서 기업이 적극적인 투자로 그 역할을 잘 할 수 있도록, 정부는 과감한 규제혁신으로 교육계는 실용적인 교육혁신으로 화답하기를 기대한다.
정승식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 인력양성 및 일자리창출 위원회 위원·마이다스아이티 대표 ssjeong@midasi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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