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칼럼] 전자파 기술 진화와 우리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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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왕상 경상국립대학교 교수(한국전자파학회 회원개발상임이사·영남지부장)

우리 주변에서 전자파를 사용하지 않는 분야는 찾기 힘들다. 휴대폰부터 TV, 전자레인지, 블루투스 스피커, 스마트기기까지 전자파 없이는 작동할 수 없다. 전자파는 우주·항공, 국방, 산업, 의료 및 헬스케어 등 다양한 분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2000년 초반 정보통신기술(ICT)이 급속도로 발전하면서 우리는 장소에 상관없이 자유롭게 네트워크에 접속할 수 있는 유비쿼터스 세상을 꿈꿨다. 그로부터 20여년이 지난 현재 유비쿼터스 세상을 넘어 사물인터넷(IoT) 시대가 됐다. 일상생활에서 어느 곳이든지 우리는 인터넷에 쉽게 접속할 수 있는 시대가 된 것이다.

2002년부터 3세대 이동통신(3G) 서비스가 시작되고, 2007년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급격한 통신서비스의 변화를 가져왔다. 영상통화 및 동영상 시청 서비스가 더해졌고, 4세대(4G) 롱텀에벌루션(LTE) 보급과 현재 5세대(5G) 시대로 진입하면서 고화질 영상 스트리밍과 온라인게임 등 멀티미디어 콘텐츠 소비가 일상화됐다. 또 인공지능(AI) 기반의 실시간 번역 및 통역 서비스는 언어 장벽을 허물며 원활한 소통을 가능하게 하고 우리의 생활을 더욱 편리하게 만들어 주고 있다.

정부는 글로벌 통신시장을 리드하기 위해 2026년 세계 최초 6세대(6G) 통신기술 시연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30년 상용화가 예상되는 6G 이동통신은 이론상 5G보다 50배가량 빠른 1테라바이트(1Tbps) 속도 구현이 가능하다. 4K 영화 다운로드시 소요시간은 단 0.16초다.

6G는 지상의 서비스 영역을 넘어 3차원 공간에서 인터넷 및 통신이 가능한 시대를 꿈꾼다. 그로 인해 미래 모빌리티인 자율주행차, 도심항공교통(UAM) 등 지상과 공중에서 결합된 이동통신 기술이 현실화되고 있다.

지난달 16일 정부는 중장기 전파정책으로 제4차 전파진흥기본계획을 발표했으며, 전파의 지상 중심 통신의 공간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2030년까지 위성망 100개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또 전자파 기술은 항공 교통 관리에서 자동항행감시(ADS) 시스템을 통해 안전한 거리 유지를 가능하게 한다.

기상 예측에서는 마이크로파 위성 센서를 활용해 지표면 및 대기에서 전달되는 마이크로파의 상향 복사휘도를 측정해 대기 정보를 수집한다. NASA의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은 전자파를 이용해 우주를 관측하고 우주 탄생과 진화를 연구하는데 기여하고 있다.

이와 같은 전자파 기술은 국방 산업에서도 필수적이다. 군사 작전에서의 정밀한 정보 수집과 분석, 드론 및 자율주행 시스템의 개발 등은 모두 전자파 기술에 기반하고 있다. 이러한 기술들은 전투의 효율성을 높이고 인명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기여하고 있으며, 전자전 기술은 적의 통신망을 무력화하는데 사용되고 있다. 현대 전투에서 레이더와 통신 시스템의 발전은 신속하고 정확한 의사 결정을 가능하게 하여 군사 작전의 성공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에너지 산업에서 전파 활용 사례는 다양하다. 그 중 무선전력전송 기술은 EV 및 모바일 기기를 케이블 없이 충전할 수 있게 하여 사용자 편의를 극대화한다. 마이크로파 가열 기술은 하이브리드 건조기에서 효율적 건조를 가능하게 하며 에너지 소비를 줄이는데 기여한다. 또한 무선 에너지 하베스팅 기술은 주변 환경에서 버리지는 전파에너지를 수집해 배터리 교체가 불필요한 솔루션을 제공한다.

전파의료 분야로는 테라헤르츠파를 이용하는 경우 기존 광학 영상기기로 찾을 수 없는 암을 정확하게 찾아내는 암 진단 및 검출이 가능하다. 또 암 치료 및 시술로는 두 전극 사이에 인체를 놓고 인체에 고주파 전류를 유도해 전류가 흐르게 하는 고주파 온열치료나 극초단파를 활용해 열로 종양을 소작하는 암 고주파 절제술이 임상에서 활발히 시행 중에 있다.

전자파 기술은 현대 사회의 모든 분야에 걸쳐 필수적 기반이 됐으며, 다양한 분야의 응용 사례들을 만들어내고 있다. 앞으로도 전자파 활용에 대한 잠재력은 무한하다. 지속적 전자파 기술의 발전은 우리의 삶을 더욱 안전하고 편리하게 변화시킬 것이다. 이를 위해 전자파 연구와 관련 우수인재 양성에 많은 관심과 지원이 요구된다. 전자파 기술이 인류의 미래를 여는 열쇠가 되기를 기대한다.

이왕상 경상국립대학교 교수·한국전자파학회 회원개발상임이사·영남지부장 wsang@g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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