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생명은 전일 미국 증권사 벨로시티 지분 75%를 매입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고 20일 밝혔다.
국내 보험사가 미국 증권사를 인수한건 한화생명이 처음이다. 세계 최대 금융시장 미국에서 직접 금융 상품을 소싱하고 판매할 수 있는 교두보를 확보했다는 평가다.
한화생명은 해외법인 및 글로벌 금융 네트워크와 인프라를 바탕으로 미국서 다양한 투자 기회를 창출해 장기적 수익성을 강화하고, 해외 금융 사업과 시너지도 극대화할 계획이다. 또 글로벌 기관 투자자로서 대체 투자 분야 강점을 활용해 전통적으로 기관에만 제공되던 다양한 투자 기회를 개인 고객에게도 제공하는 등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한화생명은 벨로시티 핵심 인프라 및 네트워크를 직접 활용하고, 증권업에서 탁월한 경영능력으로 회사를 지속 성장시켜온 기존 경영진과 협력해 사업 조기 안정을 꾀한다는 전략이다.
지난 2003년 설립된 '벨로시티'는 뉴욕을 거점으로 기관 투자자를 대상 서비스를 제공하는 IT 기반 정통 증권사다. 높은 수익성을 자랑하며 청산·결제 서비스 , 주식대차거래, 프라임 브로커리지 등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자체 기술력과 미국 내 네트워크 및 정보, 우수한 인력을 보유해 디지털플랫폼 사업으로 발전할 수 있는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최근 한국과 글로벌 고객을 대상으로 미국 상장주식 중개 사업을 확장하며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여승주 한화생명 여승주 대표 부회장은 “이번 인수는 대한민국 리딩 보험사 역량을 글로벌로 확대하는 마중물이자 장기적 성장을 견인할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생명은 저출산과 고령화로 정체 상태에 직면한 국내 생명보험 시장의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글로벌 진출을 확장하고 있다. 동남아시아에서는 성장 시장 확보와 고객 확장 전략을, 미국에서는 자본시장에서 우수한 투자 기회와 인력 확보 전략을 펼칠 계획이다.
마이클 로건 벨로시티 대표는 “한화생명의 적극적이고 선도적인 글로벌 행보를 주목했다”며 “한국과 아시아 시장에서 성공 모델을 토대로 미국 내 신규 투자 자본 유입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화생명은 베트남 진출 이후 2023년 누적 흑자 전환을 기록했다. 국내 보험사가 단독 출자해 설립한 해외 현지법인 중 최초로 본사에 배당을 실시한 바 있다.
올해 4월엔 인도네시아의 노부은행(Nobu Bank)에 지분을 투자하며 국내 보험사 중 첫 번째로 해외 은행업에 진출해 글로벌 종합 금융그룹으로서 입지를 공고히 다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 인수절차는 양국 감독당국의 인허가 승인을 거쳐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작년 7월 개최된 '제8차 금융규제혁신회의'에선 금융회사 해외진출 활성화를 위한 규제개선방안으로 국내 보험사 해외 금융회사 인수 허용방침을 발표한 바 있다.
박진혁 기자 spark@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