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말 5대 은행장 연임여부 윤곽···'교체 압박'에 혼전 양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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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은행장

이르면 이달 말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차기은행장 연임 여부가 판가름난다. 금융당국이 사실상 일부 행장에 대해 교체를 요구한 가운데 혼전 양상이다.

17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 이달 들어 차기 행장 선임을 위한 절차를 본격적으로 밟고 있다. 5대 은행장 임기는 모두 연말까지다.

KB금융그룹은 계열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가 KB국민은행을 비롯한 금융 계열사 CEO인사검증 작업을 진행 중이다. 신한금융과 하나금융 역시 각각 자회사최고경영자후보추천위원회, 그룹임원후보추위원회를 소집해 차기 행장을 뽑기 위한 승계절차를 시작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행장 연임 절차는 금감원이 '은행 지배구조에 관한 모범관행(best practice)'을 가동해 처음 적용하는 사례”라면서 “3개월 전부터 검증 작업에 돌입했기 때문에 11월 말~12월 초면 현 행장 연임은 대부분 판가름이 날 것”이라고 말했다.

현 행장 연임에 관심이 쏠리는 곳은 우리은행과 NH농협은행이다. 이들 두 은행은 지난해부터 연속으로 부당대출·배임·횡령 등 내부통제 문제로 홍역을 치렀다. 이복현 금감원장이 “(내부통제 문제에 대해) 누군가는 책임져야 한다”고 직격할 만큼 교체 압박이 거세다.

시중은행은 통상 '2+1'년으로 행장 임기를 보장한다. 조병규 우리은행장 임기는 전임 행장 임기를 물려받아 2년이 채 안된다. 중도에 교체 압박을 받은 만큼 행장 교체를 위해서는 '용퇴'와 같은 결단이 필요한 상황이다. 은행권을 종합하면 조 행장은 연임 의지가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은행은 최근 임종룡 회장 이후 공개로 진행했던 행장 인선 과정을 최종 결정 때까지 외부에 밝히지 않기로 방침을 정했다. 조병규 행장을 비롯한 후보자 개개인에 대한 불필요한 잡음을 차단하는 취지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자회사대표이사추천위원회(자추위)가 정상적으로 가동되고 있다”면서 “결과는 공정하고 투명하게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말로 임기가 끝나는 이석준 NH농협금융지주 회장과 이석용 NH농협은행장 연임 여부도 불투명하다. 지난해부터 농협은행에서 연달아 금융사고가 터진 상황에서 자회사 인사권을 강화하려는 강호동 농협중앙회장과 이를 견제하는 금감원 사이 줄다리기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3월 NH농협투자증권 대표 선임과정에서 각각 다른 후보를 지지하며 불거진 이석준 농협금융지주 회장과 강호동 농협중앙회장 갈등도 변수다. 농림축산식품부 관리감독을 받는 농협중앙회와 NH농협금융그룹을 관할하는 금감원 그리고 농협 내부 힘 겨루기까지 이해관계가 복잡하다.

최근 금감원 관치금융 논란이 불거진 것은, 차기 행장 인선 막판 당국 입김이 줄어들 수 있는 요인이다.

국회는 올해 국정감사를 통해 특히 이복현 금감원장을 향해 관치금융 지적을 강하게 내놓은 바 있다. 따라서 이번 주요 은행 차기행장 선임은 일종의 금감원(당국)과 은행권(민간) 기싸움 성격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번 금감원 IR에 동행한 하나금융, 신한금융은 거버넌스 변경 가능성이 상당히 적은 편”이라면서 “나머지 은행들은 최종 선임까지 상당히 물밑에서 진행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시소 기자 sis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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