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최고가…9만달러도 눈앞
국내 이용자보호법 등 규제 커
해외 가상자산 수요 더 뜨거워
시세 차익 위해 자산이전 확산
비트코인이 9만달러 돌파를 앞두고 연일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는 가운데 과거 상승장 때 보인 '김치 프리미엄'은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김치 프리미엄은 국내와 해외 거래소 간 가격 차이를 말하는 것으로 국내보다 해외 가상자산 수요 열기가 더 뜨겁다는 것을 의미한다.
12일 가상자산 글로벌 시황 중계 플랫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오후 2시 기준 비트코인 1개당 가격은 8만8537달러를 기록했다. 오전 10시경에는 8만9000달러대를 터치했다. 9만 달러를 목전에 두고 사상 최고가를 다시 쓴 것이다.
가상자산 데이터 분석 업체인 크립토퀀트에 따르면 비트코인 김치 프리미엄 지표는 전날 0.29%를 기록했다. 닷새 전에는 마이너스(-1.97%)로 전환됐다. 비트코인 가격이 해외에서 더 비싸게 거래되는 '역프리미엄'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과거 상승장인 2021년 5월에 김치 프리미엄은 20%대까지 치솟은 것과 대비된다. 비트코인 가격이 사상 첫 1억원을 넘은 지난 3월에도 김치 프리미엄은 11% 가까이 올랐다.
해외에선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출시 이후 기관 투자자들이 시장을 주도하면서 해외 거래소 내 암호화폐 가격이 더 높아진 현상으로 풀이된다. 반면 국내에선 법인 및 외국인 투자가 사실상 막혀있다. 이에 더해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법 시행으로 과열된 시장 분위기가 완화된 것도 영향을 준 것으로 관측된다.
일각에서는 국내 투자자들이 해외 거래소로 빠져나가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아시아 웹3 전문 리서치 및 컨설팅사 타이거 리서치는 “올해 하반기 김치 프리미엄이 비교적 안정적인 이유는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 거래소 이용 증가로 인한 거래량 분산도 하나의 요인”이라면서 “많은 국내 투자자가 미래 시세 차익 기회를 얻기 위해 해외로 자산을 이전한 것으로 확인된다”라고 분석했다.
트래블룰을 통해 확인한 100만 원 이상 해외 사업자로 외부 출고 금액은 약 52조 원에 달했고 지난해 하반기 대비 약 2배 이상 증가한 수치라는 설명이다.
국내에서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시행 이후 코인 상장 심사가 강화되는 분위기에서 탈 국내 거래소 움직임이 더욱 강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장경필 쟁글 리서치 센터장은 “최근 가상자산 시장이 밈코인을 중심으로 움직이면서 국내 거래소에서는 거래할 수 없는 코인들이 크게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면서 “앞으로 수만가지 코인 거래가 가능한 해 외 거래소 및 탈중앙화 거래소 이용에 대한 수요는 더욱 커질 것”이라 내다봤다.
박유민 기자 newm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