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현장] 한일 문화 교류의 용광로 ‘원더리벳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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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리벳

확실히 분위기가 달랐다.

지난 8일부터 10일까지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킨텍스에서는 한국과 일본의 아티스트들이 대거 출연한 ‘원더리벳 2024(WONDERLIVET 2024)’ 페스티벌이 개최됐다.

‘원더리벳 2024’의 개최 소식을 처음 접하고 든 느낌은 ‘신선하다’였다.

물론 펜타포트락페스티벌이나 부산락페스티벌 등의 대형 페스티벌에 일본 아티스트가 참가하는 일은 그리 드문 일이 아니며, 지난 2017년에는 한국과 일본의 아티스트만으로 라인업을 채운 ‘한일 SUPER ROCK 페스티벌’이 개최된 적도 있다.

하지만 3일 내내 한국과 일본의 아티스트만으로 라인업을 꽉 채운 대형 페스티벌이 국내에서 개최된 것은 ‘원더리벳 2024’이 처음이다.

그래서 그런지 ‘원더리벳 2024’는 확실히 여타 페스티벌과 다른 분위기가 느껴졌다.

일단 관객부터 남달랐다. 흔히 로리타 패션이라고 부르는 화려한 드레스를 갖춰 입은 관객들도 종종 눈에 띄었고, 코스프레를 연상케 하는 현란한 의상과 헤어를 자랑하는 관객이나 마츠리 의상을 갖춰 입은 관객도 심심찮게 볼 수 있었다.

‘원더리벳 2024’의 특이점은 F&B 코너에서도 느낄 수 있었다. 여타 페스티벌에서는 대개 맥주 부스와 이에 어울리는 닭강정 등을 판매하는 부스에 가장 긴 줄이 형성되기 마련이지만, ‘원더리벳 2024’은 야키소바와 타코야키 부스가 가장 높은 인기를 자랑했다.

이외에도 공연장 곳곳에 설치된 게시판에 전문가 못지않은 솜씨로 만화 캐릭터를 그려놓거나, 출연진의 플랜카드에 절을 올리는 인증샷을 남기는 관객의 모습 등도 다른 페스티벌에서는 쉽게 느끼기 힘든 신선함과 재미로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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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리벳

한국과 일본의 문화의 교류를 직접 눈으로 목격하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이었다.

이런 경험은 무대에서도 이어졌다. 주최 측의 의도인지 우연인지는 몰라도 이날 라인업(※주: 기자는 8일 현장을 방문했다)에 이름을 올린 아티스트들은 모두 상당히 다른 성향의 음악을 들려주었다.

특히 애니 밴드 토게나시 토게아리(TOGENASHI TOGEARI)의 무대에 수많은 인파가 몰려 들고, 또 열렬한 응원을 보내는 모습은 해당 분야에 대한 지식이 없던 기자에게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그뿐만 아니라 단 1초도 쉬지 않고 춤추게 만들겠다는 의지를 담은 훵크(Funk) 사운드로 현장을 뒤집어 놓은 ALI(Alien Liberty International)나 ‘이츠카(いつか)’와 ‘신데렐라 보이(シンデレラボーイ)’ 등으로 국내에서도 높은 인기를 얻은 사우시 독(Saucy Dog)의 무대까지 지켜보자 이날 느낀 ‘신선함’은 ‘특별함’으로 승화됐다.

덧붙여 ALI와 사우시 독이 한국에서 라이브 공연을 펼친 것은 ‘원더리벳 2024’이 처음이며, 이들 역시 현장의 분위기에 만족한 듯 연신 “절대로 다시 올 테니까 꼭 기다리고 있으라”는 약속을 반복해 향후 추가 내한 공연을 기대케 하기도 했다.

일본 출연뿐만 아니라 한국 출연진의 활약도 돋보였다. 이미 다수의 페스티벌과 공연을 통해 검증을 마친 터치드나 쏜애플의 라이브는 말할 것도 없고, 한로로가 자신의 타임 엔딩곡으로 ‘잔혹한 천사의 테제(残酷な天使のテーゼ)’를 선정한 것은 오직 ‘원더리벳 2024’에서만 볼 수 있는 장면일 것이다.

이외에도 킨텍스에서 개최한 덕분에 외부 기후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고, 다양한 편의시설을 이용할 수 있는 점 역시 ‘원더리벳 2024’의 장점으로 꼽을 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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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리벳

이렇듯 ‘원더리벳 2024’은 단순한 페스티벌을 넘어 한국과 일본 간의 문화를 연결하는 교류의 장이었기에 신선하고 또 특별했다.

2025년은 한일수교 60주년을 맞는 해다. 이에 많은 관계자들은 2025년은 한국과 일본의 교류가 여느 때보다 활발하게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특히 문화·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는 더욱 그 빈도가 많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를 알리는 신호탄을 ‘원더리벳 2024’이 멋들어지게 쏘아 올렸다.


전자신문인터넷 최현정 기자 (laugardag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