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이 부동산플랫폼 서비스를 접는다. 부동산과 금융을 연결하는 디지털 교두보를 마련할 계획이었지만 실패 사례로 남게 됐다.
우리은행은 부동산플랫폼 '우리 원더랜드' 앱과 웹 서비스를 다음 달 20일까지 운영한다고 5일 밝혔다. 우리 원더랜드는 웹과 모바일에서 부동산정보와 청약, 금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부동산 금융 특화 서비스다.
2018년(구 위비홈즈)부터 아파트 단지정보, 주변 편의시설·학군·교통정보 외에도 △퀵앤이지(Quick&Easy) 대출상담서비스 △주택도시기금 특화서비스 △부동산 컨시어지서비스 등 부동산과 관련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대출상담서비스를 통해 간편하게 대출한도와 금리를 조회하고, 부동산대출이 필요한 경우 기본 정보만 입력하면 영업점 방문 없이 비대면으로 대출상담이 가능했다. 또 △청약상품 가입 △청약가점·순위정보 확인 △관심지역 맞춤 분양정보 등을 제공하는 '청약 토탈(Total) 컨설팅서비스'도 제공해왔다.
다방, 밸류맵, 부동산R114 등 부동산 관련 업체와 제휴해 해당 업체 서비스 이용자도 우리은행 대출상담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오픈하는 등 적극적으로 외부 확장 전략을 펼쳤다. 2022년에는 단독 앱도 출시하며 모바일로 영역을 확장했다.
하지만 출시 이후 KB국민은행(KB부동산), 신한은행(신한옥션) 등 경쟁사 유사 서비스는 물론 네이버, 직방 같은 플랫폼 기업 부동산 서비스에 비해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며 시장 진입 초입부터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올해 들어 서울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 부동산 경기가 침체로 돌아서며 서비스 지표가 더 떨어지는 등 '계륵'으로 전락했다는 평가다.
금융권 부동산 PB 관계자는 “우리은행이 지난해 연말 수억원대 예산을 투입하는 등 우리 원더랜드 리뉴얼 작업에 돌입했지만, 결국 벽을 넘지 못하고 서비스 종료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면서 “차별성 없는 시도와 경쟁 서비스를 압도할만한 투자를 하지 못하는 등 총체적으로 디지털 전략 부재를 보인 사례”라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이달 말 런칭하는 수퍼앱 '뉴원'에서 부동산 관련 서비스를 대폭 축소해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시세정보나 대출 연계처럼 기존 독립 플랫폼에 제공했던 기능은 대거 삭제하고 자산관리 카테고리에서 부동산 콘텐츠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서비스 범위를 대폭 줄인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뉴원에서 고객에게 자산관리 차원에서 부동산 정보를 제공하는데 집중할 것”이라면서 “원더랜드 종료와 별도로 경쟁력 있는 영인 인사를 통해 부동산 관련 서비스에 누수가 없도록 만전을 기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시소 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