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불결제 업계가 연체 이자율 인하 조짐을 보이고 있다. 연체 이자 부담 경감이 경제 활동 이력이 부족한 씬파일러들의 후불결제 사용 활성화를 이끌지 귀추가 조목된다.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페이는 이달 28일부터 후불결제 연체 이자율을 연 12%에서 연 9%로 인하할 계획이다. 이는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에 따른 것으로, 소액후불결제업 연체수수료율이 대부업법을 준용한다는 규정에 따라 이자율을 조정하게 됐다.
네이버페이는 2021년 금융위원회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돼 후불결제 서비스를 시작, 한차례 연장 이후 소액후불결제업 인가 전이지만 선제적으로 대부업법에 따라 연체수수료율을 인하했다는 설명이다. 전금법 개정안에서 가능한 법정 연체 이자율은 최대 20%다.
업계에서는 전금법개정에 따라 일괄적으로 연체 수수료 인하가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현재 연체 원금에 대해 연 12% 수수료를 부과하는 토스는 “연체 이자율 인하는 전금법 개정안에 따른 시기 및 대상이 확정되는 것에 맞춰 구체화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카카오페이는 이미 연체이자율 9%를 적용 하고 있어 추가 인하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연체 이자 부담 경감으로 후불결제 진입장벽이 한층 낮아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소액후불결제는 월 30만원 한도로 신용 상품 발급이 어려운 학생, 주부 등 씬파일러들에게 소액 신용 기회를 제공하는 서비스다. 후불결제 연체 시 타 금융권에 연체 이력이 공유되거나 신용점수가 하락하는 불이익이 없어 건전성 관리에 어려움이 있어왔다.
실제 후불결제 건전성관리에 따라 후불결제 이용금액은 지속 감소하는 추세다.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말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토스 3사의 후불결제 총 채권 잔액은 257억7900만원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2022년 말 406억원까지 늘었지만, 높아지는 연체율에 건전성 관리에 힘쓰며 지난해 상반기 말 345억원, 지난해 말 282억원까지 감소세를 이어왔다. 연체관리 기준이 강화되며 취급액이 자연스럽게 줄었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포용금융 실천과 건전성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기위해 후불결제 이용 규모가 자연스럽게 줄어든 것은 사실”이라며 “제한적으로 허용된 연체 정보 공유와 연체 수수료 인하로 보다 많은 씬파일러에게 후불결제 경험을 제공하면서 건전한 금융 생태계를 조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다은 기자 dand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