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AI는 챗GPT 출현 이후 짧은 기간 놀라운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방대한 과거 데이터에 기반한 거대언어모델(Large Language Model, LLM)은 사전학습을 통해 기본적인 언어 이해 능력을 갖췄다. 여기에 미세조정과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으로 모델을 최적화하는 과정을 거쳐 정교한 언어 처리를 가능케 했다.
AI 성능 향상은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먼저, 사용자 피드백 기반 강화학습이다. 이는 AI가 생성한 응답에 대해 사용자들이 제공한 선호도와 평가를 학습 데이터로 활용한다. 사용자들의 실제 대화 데이터와 피드백을 통해 AI는 정확한 응답을 생성할 수 있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검색증강생성(Retrieval-Augmented Generation, RAG)이다. 이 기술은 그동안 생성형 AI의 심각한 문제였던 환각 현상과 최신성의 한계를 개선하고 있다. 즉, 전문 분야의 데이터베이스나 검색 엔진과 연동해 최신 정보를 참조하고 신뢰할 수 있는 출처의 정보를 기반으로 응답을 생성한다.
AI의 진화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텍스트 뿐만 아니라 이미지, 동영상, 음성을 통합적으로 처리하고 다양한 아웃풋을 생성하는 멀티모달(Multimodal) AI모델이 등장했다. 나아가 물리적 세계와의 상호작용을 위한 기술도 발전하고 있다. 금융 분야에서는 임바디드(Embodied) AI를 통해 고객과 직접 소통과 업무처리 자동화를 준비하고 있다.
이러한 발전은 생성형AI가 단순한 응답 도구를 넘어 고객의 의도와 맥락을 파악하고 최적의 의사결정 제시 등 금융생활 전반을 지원하는 능동적 에이전트로 진화함을 의미한다. 이미 생성형 AI 기반 모델을 활용해 특화된 금융 서비스를 개발하는 기업이 등장하고, 금융기관들도 자체 AI 역량을 확보하며 금융앱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있다. 특화된 AI 솔루션을 개발해 기존 금융기관에 제공하는 전문기업도 늘어나는 추세다.
AI 에이전트는 고객 접점에서의 고객 경험도 혁신할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는 고객이 원하는 해답을 구하기 위해 여러 단계와 프로세스를 거쳐야 했다면, 이제는 보다 직관적 금융 거래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예를 들어 '퇴직연금에 가입하고 싶은데 어떻게 하죠?'라는 질문에 에이전트가 고객의 상황을 파악하고 적합한 상품을 추천하며 가입 절차를 안내할 것이다.
금융상품 개발과 고객 매칭에서도 혁신이 기대된다. 고객의 소비패턴, 투자성향, 위험선호도는 물론 사회적 관계와 생애주기까지 종합적으로 분석해 맞춤형 솔루션을 제안한다. 더불어 보안과 리스크 관리 역시 진화하고 있다. 고객의 행동 패턴과 위치 정보, 디바이스 사용 특성을 분석하는 행동생체인식의 고도화와 함께, 개인별 위험도와 상황에 따라 보안 수준을 실시간으로 조정하는 지능형 적응 보안 체계의 구축도 진행되고 있다. 또, 내부 프로세스에도 변화가 이뤄지고 있다. 이상금융거래를 탐지하고 패턴을 분석해 대응 방안을 제시하고, 법규 검토 및 리스크 분석, 시장 조사 등에서 관련 문서를 이해하고 요약하는 등 전문성이 필요한 업무를 자동화하고 있다.
이처럼 생성형 AI의 진보는 금융서비스의 혁신을 가속화할 것이다. 다만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있다. AI 에이전트의 의사결정에 대한 책임소재를 명확히 하고, 알고리즘의 투명성과 설명가능성을 확보해야 한다. AI 윤리 준칙을 마련하고, 소비자 보호를 위한 안전장치도 필요하다. 제도적 측면에선 금융당국의 'AI 가이드라인' 및 망분리 규제 개선과 함께 현재 입법 절차가 진행 중인 AI 기본법의 마련이 시급하다. 이와 같은 선결 과제들이 해결되면서 생성형 AI를 통한 금융의 미래는 더욱 안전하고 편리해질 것이다.
송민택 공학박사 pascal@apthef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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