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릭 침 HKSTP 인큐베이션 총괄 “K-스타트업, 대기업 의존도 낮추고 글로벌 확장성 높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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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데릭 침 홍콩과학기술단지(HKSTP) 인큐베이션 총괄이 본지와의 인터뷰를 진행하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박유민 기자)

한국 스타트업 지원 정책이 대기업 의존도를 낮추고 '성장'과 '검증'에 집중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데릭 침 홍콩과학기술단지(HKSTP) 인큐베이션 총괄은 홍콩핀테크위크 2024에서 진행된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은 오랜 역사 속에서 대기업들이 연구개발(R&D)를 주도해왔다”라면서 “스타트업들이 대기업과 협력해 맞춤형 제품만 개발하다 보면 창업자들이 열정을 잃기 쉽고 혁신을 확장하기 어렵다”라고 짚었다.

홍콩과학기술단지는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을 위한 다양한 인큐베이션 프로그램과 연구개발(R&D)를 지원하는 홍콩 정부 산하기관이다. △인공지능(AI) △바이오테크 △핀테크 등 다양한 산업에서 국제적 파트너십 통해 혁신을 촉진하고 있다.

이어 그는 “한국만의 고유한 모델을 찾아야 한다”면서 “단순히 단기적으로 고객을 소개하고 교육만 제공하는 게 아니라 스타트업 생태계를 구조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홍콩과학기술단지는 장기화 전략으로 스타트업 지원에 앞장서고 있다. 데릭 침 총괄은 “홍콩 인큐베이션 프로그램은 다른 프로그램과는 달리 차별화된 장기 육성 전략을 펼치고 있다”면서 “최대 6년간 단계별로 지원한다”고 설명했다.

홍콩과학기술 지원 프로그램은 크게 세 단계로 구성된다. 첫 단계에서는 아이디어만 있는 예비 창업자에게도 10만 홍콩달러(약1700만원)를 지원한다. 두 번째 단계에서는 3년간 130만 홍콩달러(약 2억3000만원)를 제공해 실제 제품 개발과 시장 진출을 돕는다. 마지막 단계에서는 2년 이상 해외 현장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글로벌 진출까지 초 밀착해 보조하는 것이다.

성장을 넘어 검증도 프로그램의 중요한 축으로 보고 있다. 그는 “모든 스타트업은 6개월마다 마일스톤을 설정해 정기적으로 창업자와의 심층 토론을 통해 계획·도전 과제·진행 상황을 점검하고 이를 바탕으로 검증 및 성장 로드맵을 구축한다”라면서 “현장 프로그램에서는 고객 확보와 사업성을 증명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현장프로그램 참여 기업은 6개월 동안 미국에서 해당 스타트업들과 함께 일하며 자금을 확보해야 한다. 현지 시장에 맞는 비즈니스 모델을 찾고 제품 개선을 이루도록 강력한 동기부여를 제공한다는 취지다.

마지막으로 데릭 침 총괄은 “내년에도 홍콩과학기술단지는 검증과 성장 파트너로서 역할을 하며 스타트업 확장을 지원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면서 “특정 산업 분야와 생태계를 집중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라고 언급했다.


박유민 기자 newm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