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플랫폼톡] 데이터, 상업용 부동산의 솔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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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균 알스퀘어 대표 겸 벤처기업협회 스타트업위원회장

“솔직히 한국 시장은 미로 같아요. 데이터가 부족하고, 규제는 복잡하죠. 어디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지난해 말, 한 글로벌 투자사 임원과 식사하는 자리였다. 그는 우리나라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 관심이 많았지만, 투자를 망설이고 있었다. 나는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이는 비단 한 투자자의 의견만은 아닐 것이다. 세계 10위권 경제 대국의 부동산 시장이 이렇게 평가받는 현실이 안타까웠다.

우리 위상에 걸맞은 잠재력을 가진 시장이 글로벌 투자자의 주목을 얻지 못한 이유는 무엇일까.

한국의 상업용 부동산 시장은 잠재력을 가진 '숨겨진 다이아몬드'다. 그러나 시장 투명성 부족과 복잡한 규제, 언어 장벽 등 문제로 인해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한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전세'나 '재건축' 같은 한국 특유의 개념을 이해하기 어려워하며, 지역별로 상이한 규제와 복잡한 인허가 절차는 투자를 주저하게 만든다.

이 같은 문제의 해답을 '데이터'에서 찾았고, 이는 알스퀘어 애널리틱스(R.A)의 시작이 됐다. R.A는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 특화된 데이터 분석 플랫폼이다.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시장의 불투명성을 해소하고 투자 의사결정을 지원한다.

이를 통해 글로벌 투자자들의 접근성을 개선 중이다. 서울 강남구의 오피스 빌딩에 관심 있는 해외 투자자는 R.A를 통해 해당 지역의 임대료 동향, 공실률 추이, 주변 개발 계획, 예상 투자수익률 등을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다. 또 부동산 관련 법규와 세제에 대한 요약 정보도 함께 제공받아 투자 결정에 필요한 종합적인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주요 시장 정보를 영문으로 제공해 언어 장벽도 낮췄다.

이외에도 부동산 업계에서는 빅데이터를 활용한 플랫폼들이 속속 등장 중이다. 이들은 공공 데이터베이스와 자체 수집 정보를 결합해 임대료와 공실률, 거래 정보는 물론 건축물대장, 인허가 정보까지 선보인다. 큰 장점은 직관적인 시각화다. 단순한 표와 통계를 넘어 지도 위에 데이터를 표시한다. 그래서 투자자들은 공간적 맥락에서 시장을 파악할 수 있게 됐다. 또 전문 리서치팀의 지속적인 데이터 검수와 정비로 정보의 정확성과 신뢰성을 확보하고 있다.

'데이터는 21세기의 중요 자원이며 이를 통해 한국 시장의 숨겨진 가치를 세계에 알릴 수 있을 것'이라는 한 대표의 말에 공감하지 않을 수 없다. 근미래에는 AI를 활용한 한층 정교한 분석과 예측이 가능해진다.

예를 들어, AI는 수많은 변수를 고려한 복잡한 가격 모델링을 통해 부동산 가치 평가의 정확도를 높이고, 실시간 시장 동향을 반영한 예측을 구현할 것이다. 자연어 처리 기술을 통한 다국어 지원으로 정보 접근성이 개선되고, AI 챗봇으로 24시간 맞춤형 투자 상담 서비스가 가능해져 시간대와 언어 장벽이 해소될 것이다. 데이터 중심 접근법이 한국의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새로운 지평을 열 것으로 기대한다.

물론 데이터만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 규제 환경 개선, 언어 장벽 해소 등 다각도의 노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데이터를 통한 시장 투명성 제고는 이러한 변화의 첫걸음이다. 투명하고 효율적인 시장 환경은 국내외 투자를 활성화하고, 궁극적으로 한국 경제 발전에 기여할 것이다. 데이터라는 '렌즈'를 통해 부동산 시장의 진정한 가치가 세계에 알려지기를 기대한다.

이용균 알스퀘어 대표·벤처기업협회 스타트업위원회장 ceo@rsqua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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