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이 MBK파트너스와 영풍의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가 원천 무효라고 주장하며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또 고려아연의 우호세력이 이탈할 가능성은 없다고 자신감을 내비췄다.
박기덕 고려아연 사장은 22일 기자회견을 열고 영풍이 제기한 자사주 공개매수 중지 가처분 신청이 2차례 기각된 것과 관련해 “MBK와 영풍이 일방적 주장을 유포하며 시장에 온갖 불확실성과 혼란을 불어넣어 투자자들을 불안하게 함으로써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 매수에 청약하는 대신 MBK의 공개 매수에 응하도록 유인하고 주가에 영향을 미친 것은 주가조작, 사기적 부정거래 등 시장 교란 행위에 해당될 수 있다”며 “비정상적인 유인 거래의 결과로 주주들은 직접적인 손해를 보게 됐다”고 밝혔다.
박 사장은 MBK 측의 공개매수가 원천 무효라고 주장했다. 그는 “법적 검토를 끝낸 부분도 있고 진행하고 있는 부분도 있다”면서 “검토를 통해서 나온 결과로 대응할 예정이고 다양한 방법의 수사와 조사를 요구할 예정이다.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고려아연이 공개매수를 통해 확보한 자사주를 소각할 경우 MBK 측 영향력이 커지는 것과 관련해 박 사장은 “다 예상하고 시작한 일이다. 공개매수 결과가 나온 이후 판단할 것”이라며 “소각한다는 것에는 변함이 없다. 이사회나 내부 논의를 통해 소각 일정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사장은 현대자동차, 한화 등 우호세력이라고 평가받는 기업들에 대한 믿음도 드러냈다. 그는 “협력관계를 맺고 있는 법인들이 어떤 입장인지 이야기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올해 초 실시한 주주총회에서는 고려아연의 안건에 동의를 해줬다. 변화가 없다고 믿고 있다”고 전했다.
경영권 분쟁의 캐스팅보트로 꼽히는 국민연금과 관련해서는 “국정감사 때 김태현 이사장이 회사의 장기적 성장과 수익률 제고 등 관점에서 판단하겠다고 하니 믿고 기다릴 것”이라고 밝혔다.
박 사장은 국가전략기술 신청은 희망적이라고 전했다. 그는 “1차 검토는 했다고 들었고 2차 검토를 위해 자료를 요청받아 제공 중에 있다”면서 “기술 자체가 국가기간산업으로 개발한 것이라 등재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번 사태로 고려아연의 재무부담이 커져 신성장동력인 트로이카 드라이브에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서도 기우라고 했다. 박 사장은 “부채비율 100% 미만은 우량기업이고 고려아연은 지금까지 개별 재무재표 기준 20%의 부채비율을 유지하고 있다”면서 “은행, 금융기관들이 내부적으로 고려아연의 재무재표를 자체적으로 판단해 차입을 승인했기 때문에 객관적으로 검증이 됐다”고 밝혔다.
한편, MBK파트너스와 영풍은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매수 절차 중지 가처분에 대한 판결은 배임 행위에 해당하는 것이라고 명백히 증명되지는 않았다는 것이지, 위법성이 없다는 판단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또 MBK 측의 공개매수에 주주들이 참여한 것은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의 전횡으로 고려아연 기업 거버넌스가 훼손됐고, 기업가치 및 주주가치가 하락했다는 최대주주의 우려를 지지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성우 기자 good_s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