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소프트웨어(SW), 인공지능(AI)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정보과학 영재교육원 설립을 추진했지만 올해 예산 삭감으로 무산된 것으로 확인됐다.
과기정통부는 '디지털 영재교육원'을 설립해 SW, AI 분야에 특화한 교육을 제공하고, 영재 육성 생태계를 구축할 방침이었다. 지난해 고려대 영재교육원과 AI 인력 양성 정책을 연구했고, 해외 사례를 분석해 정보과학 영재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 설립을 준비해왔다.
하지만 올해 약 30억원 규모 예산도 확보하지 못해 계획은 좌초됐다. 설립 이후 영재 교육원 규모를 확대할 방침이었지만 AI 인재 양성을 위한 기본 예산조차 마련하지 못한 것이다.
AI, SW 인재 양성은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있는 중요한 투자다. 국내 영재교육은 수학, 과학에서 입시와 연구자 양성에 집중돼 있다. 과학 하위 분야로 SW 교육이 포함된 수준이다.
디지털 연구원은 개발자, IT사업자, 연구자 양성에 특화해 설립할 예정이었다.
선진국은 정부 주도로 대규모 투자로 인재를 배출하고 있지만 한국은 여전히 개발자 인력 수급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국은 2001년부터 정보기술 교육을 의무화했다. 기초, 응용 연구에서 인재를 양성하고, 우수 인재는 미국, 유럽, 일본으로 유학을 보냈다. 오랜 시간 인재 양성에 투자하면서 최근 석·박사급 고급 인재가 쏟아지고 있다.
유럽연합은 2006년부터 SW 교육을 정규 과목으로 편성해 SW 연구학교, 선도학교를 운영했다.
한국도 미국 대학, 협회와 협력을 통해 프로그램을 구성하고, 교류도 준비해왔지만 사업이 무산되면서 교류도 중단됐다.
영재교육원은 온라인 교육으로 다수 학생에게 교육하고, 그중에서 우수한 학생을 선별해 오프라인 교육을 진행할 예정이었다. 방학에는 SW, AI 프로젝트를 수행해 학생들이 직접 결과물도 만들 수 있게 지원할 방침이었다.
우수 학생들은 국제 개발자 대회 참여도 연계해 교육 지원을 이어나가려 했다.
영재교육원 구성에 참여한 한 교수는 “학생들이 만들어낸 결과물은 전문가 손길로 발전시키면 나중에 스타트업 창업으로도 이어진다”며 “인재 양성 프로그램은 말 잘 듣는 개발자 양성이 아니라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개발자, IT 창업자를 육성할 수 있는 마중물”이라고 말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재추진 여부는 정해진 바 없으나, 디지털영재 교육에 정책적 노력을 기울일 예정이다”라고 답했다.
박두호 기자 walnut_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