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이 소아암·희귀질환 극복사업으로 새로운 희망을 얻은 환아와 가족을 직접 만났다.
21일 서울대병원 소아암·희귀질환지원사업단은 서울대어린이병원 CJ홀에서 소아암·희귀질환 극복사업 성과를 돌아보는 '함께 희망을 열다, 미래를 열다' 행사를 개최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홍라희 전 관장은 지원사업단 출범 후 처음으로 환아와 가족, 사업 참여 의료진과 직접 만났다. 사업 지원을 토대로 희귀질환을 이겨낸 어린이의 장래 희망을 듣고 사업 참여 의료진의 인터뷰 영상을 보며 시종일관 밝은 표정을 보였다.
행사 후에는 지원사업으로 희귀질환인 가족삼출유리체망막병증(FEVR)의 치료연구에 참여하고 있는 예준(3세) 어린이 가족과 기념사진을 찍기도 했다.
이건희 소아암·희귀질환 극복사업은 故 이건희 선대회장 유족이 2021년 3000억원을 기부하며 시작했다. 평소 '인류의 건강과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은 기업의 사명'이라며 특히 '아이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뭘까'를 고민했던 선대회장 유지를 따른 결정이었다.
이 사업으로 지난 4년간 총 9521명의 소아암·희귀질환 환자가 진단을 받고 3892명이 치료받았다.
또 2만4608건 코호트 데이터가 등록돼 의료접근성이 낮은 지방에서도 소아 희귀질환 환자가 진단·치료받을 수 있는 토대가 형성됐다. 현재 전국 202개 의료기관과 1504명 의료진이 협력해 어린이 희귀질환 환자에게 최적의 치료를 제공하고 있다.
소아 희귀질환은 환자 모수가 적고 질환도 흔치 않아 진단에만 최소 1년에서 최대 십수 년이 걸린다. 특히 진단·치료에 상당한 비용이 드는 현실적 문제도 환자와 가족이 감내해야 하는 어려움이다. 이건희 소아암·희귀질환 극복사업이 환자, 가족은 물론 의료진에게까지 새로운 희망을 쏘아올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이유다.
최은화 소아암·희귀질환지원사업단장(서울대병원 소아진료부원장)은 “소아 희귀질환은 마라톤과 같다”며 “故 이건희 선대회장 뜻으로 시작한 소아암·희귀질환 극복사업으로 어려움에 빠진 전국 환아와 가족에게 치료와 진단의 기회를 더 널리 알려나가겠다”고 말했다.
지원사업으로 난치병을 이겨낸 윤산(11세) 어린이는 “아파서 몸을 전혀 움직이지 못하는 사람을 위해 컴퓨터와 뇌를 연동해서 현실 세계와 똑같은 가상 현실을 만들어 움직이는 효과를 내는 로봇을 만들어 돕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편 이날 이 회장과 홍 전 관장은 행사에 앞서 어린이병원 1층에 있는 故 이건희 회장 부조상을 관람했다. 이 부조상은 서울대병원 기부에 대한 감사와 예우의 뜻으로 2022년 10월 고액기부자의 벽에 설치했다.
부조상 아래에는 “모든 어린이가 건강하고 행복하게 성장하도록 보살피는 일은 우리에게 주어진 사명”이라는 고인의 유지가 적혀있다.
배옥진 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