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중국에서 10세 일본인 초등학생이 피습당한 사건으로 일본 전체가 충격에 빠진 가운데, 일본 교민 사회가 '란도셀'(ランドセル; 일본 초등학생이 메는 각진 가방)을 메지 말라고 자제령을 내렸다.
최근 도쿄 신문 온라인 매체 도쿄 웹 등에 따르면, 지난달 18일 중국 광둥성 선전시에서 등교 중이던 일본인학교 초등학생이 중국 남성이 휘두른 흉기에 다쳐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용의자는 숨진 피해 아동이 '란도셀'을 멘 것을 보고 표적으로 삼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확한 범행 동기는 밝혀지지 않았으나 반일 감정으로 이 같은 일을 벌였다는 추측이 지배적이다.
란도셀은 '백팩'을 뜻하는 네덜란드어의 '란셀'(Ransel)을 일본식으로 발음한 것으로, 이 가방은 일본 초등학생의 상징과 같다.
이 사건 불과 3개월 전인 지난 6월에도 중국에서 일본인 모자가 괴한에게 습격당하는 사건이 발생했기 때문에 일본 교민들의 불안은 더욱 커졌다.
이에 중국에 거주하는 일본 교민들은 '일본인인 것을 티내지 말라'며 란도셀 착용을 자제하라고 가정에 전달했다. 일본인학교도 '큰 소리로 일본어를 말하지 말라'는 등 가정통신문을 배포하기도 했다.
중국에는 일본인 학교 12곳이 있으며, 총 3760명이 재학 중이다. 사건 직후 중국 거주 일본인들은 불안에 떨며 자체적으로 란도셀 착용을 자제하면서도, 일각에서는 이렇게까지 조심할 필요가 있느냐는 의문을 제기했다.
다만 자녀가 일본인 학교에 재학 중인 한 학부모는 “일본인을 노리지 않는다면 괜찮지만, 노린 범죄라면 조심해야 한다. 아무것도 모르고 당하는 것보다는 낫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사건이 발생한 선전시 일본인 학교는 사건 발생 한달여 만인 지난 14일부터 등교를 재개했다. 다만 피해 학생이 걸어서 등교하던 중 급습을 받았기 때문에 모든 학생과 교직원이 버스나 승용차로 등교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안전 조치가 강화됐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