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미래사업단, 日 기업 연구

삼성전자가 미래사업기획단을 중심으로 경영 위기를 극복한 일본 기업들을 연구하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최근 불거진 반도체 위기론 타파와 그룹 차원에서의 미래 먹거리 발굴을 목적으로 쇠퇴와 극복을 경험한 일본 산업을 참고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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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서초사옥 전경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삼성전자 미래사업기획단이 '일본 전기(電機)산업의 쇠퇴와 부활'을 주제로 일본 전자기기 산업 기업 중 사업구조 개편과 재기에 성공한 사례를 연구하기 시작했다고 16일 보도했다.

닛케이는 “한국의 삼성전자가 10년 이상 사업구조에 변화를 꾀하지 못해 중국 기업 등 후발 주자에 추격을 당했다”며 “미래사업기획단이 일본 기업에 대한 연구를 재개했다”고 보도했다.

주요 분석 대상으론 게임이나 음악·영화 등 소프트 비즈니스 사업으로 전환한 소니그룹, 사업구조 개편으로 부활을 이룬 히타치 제작소 등을 지목했다.

이들은 2010년 전후로 파산 전망될 정도로 극심한 경영 위기를 겪었으나 구조조정과 사업구조 재편에 성공하며 부활한 기업들이다.

미래사업기획단은 삼성전자가 지난해 말 정기 인사에서 신설한 조직이다. 삼성전자를 넘어 삼성그룹의 10년 미래 먹거리를 찾는 역할을 맡는다.

2006년 이건희 삼성 선대 회장 지시로 출범한 신사업추진팀, 2009년 이를 확대·개편한 신사업추진단과 비슷한 성격을 지닌 조직이다. 미래사업기획단이 새로운 사업 영역이나 아이템을 제시할 시 삼성전자 연관 사업부나 계열사가 구체적으로 이행하는 구조다.

닛케이는 “미래사업기획단에는 그룹의 각 부문 에이스급 직원들과 함께 외부에서의 사업 창출 경험자들이 모여있다”며 “110개에 이르는 일본 기업의 고수익 사업을 정리하고 분석해 삼성이 전개할 수 있는 사업을 모색하고 발전시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 배경으론 중국 기업의 부상에 따른 경쟁력 약화를 들었다. 아시아를 대표하는 전자산업 강자지만 10년 이상 반도체와 스마트폰·가전·디스플레이를 핵심으로 하는 사업구조가 변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일본 기업만 연구하는 게 아니라고 밝혔다. 첨단 산업·기업 연구를 위해 미래사업기획단을 만들었고 출범 이후 세계 핵심 산업 및 주요 기업을 분석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일본 등 특정 기업을 대상으로 갑자기 연구를 시작한 건 아니라고 덧붙였다.


김인철 기자 aupf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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