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이통사 5G SA 전환 본격화…국내는 속도 때문에 고심

Photo Image
@게티이미지뱅크

미국·유럽 등 글로벌 이동통신 시장에서 5세대(5G) 이동통신 단독모드(SA) 네트워크 구축이 빠르게 늘고 있다. 5G망만 단독 사용하는 SA 도입을 통해 차세대 네트워크 진화와 서비스 혁신을 이루겠다는 구상이다. 반면 국내서는 KT만 5G SA 전국망을 구축했으며 SK텔레콤은 기업용(B2B) 시장에서 일부 활용에 머물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보다폰은 최근 독일 전역 1만개 기지국에서 5G SA 네트워크를 활성화했다. 이에 따라 전국 2만6000개 기지국 중 1만6000개가 5G SA로 전환됐다. 이용자의 90% 이상이 5G SA에 접속할 수 있으며 내년에는 커버리지를 95%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회사 측은 “5G SA 도입을 통해 고객은 더 낮은 지연시간(레이턴시)을 경험할 수 있고 모바일 게임과 증강현실(AR)·가상현실(VR) 서비스 품질 향상이 가능해졌다”고 밝혔다.

SA는 기지국과 코어망 모두 5G를 사용한다. 롱텀에벌루션(LTE)을 혼합 사용하는 비단독모드(NSA)와 달리 모든 데이터 송수신과 인증·제어신호 처리가 5G망에서 작동한다. 초저지연 특성 덕분에 자율주행·원격수술뿐 아니라 소비전력도 최소화할 수 있다.

특히 5G 핵심기술로 꼽히는 '네트워크 슬라이싱' 구현이 가능하다. 네트워크 슬라이싱은 하나의 물리적 네트워크를 다수의 가상 네트워크로 분리해 서비스별 효율을 극대화하는 기능이다. 아키텍처 단순화에 따라 보안 향상과 비용 절감이 가능하다.

해외에서는 통신기술 진화 관점에서 5G SA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6G로 가는 중간단계인 5G-어드밴스드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SA 구축이 필수라고 보고 있다.

유럽에서는 보다폰에 이어 도이치텔레콤도 연내 5G SA 서비스를 출시한다는 방침이다. 미국에서는 티모바일이 전국에 5G SA 통신망을 구축했다. 일본도 NTT도코모와 KDDI가 도쿄를 중심으로 5G SA 커버리지를 넓히고 있다. 세계이동통신공급자협회(GSA)에 따르면 5G를 상용화한 전세계 300여개 통신사 중 50여곳이 5G SA를 구축했다.

미국·유럽 등과 비교해 국내서는 5G SA 상용화 움직임이 제한적이다. 이동통신 3사 중에 KT만 5G SA로 전국망을 구축했다. SKT 경우 SK하이닉스 공장에 B2B 용도로 5G SA를 운영하고 있지만 B2C 통신망은 아직까지는 NSA로 운용 중이다. LG유플러스는 B2C·B2B 모두 NSA 기반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론적으로 5G망만 쓰는 SA는 5G와 LTE망을 모두 활용하는 NSA보다 속도가 느릴 수밖에 없다”면서 “현재 상용화된 SA 옵션2보다 한단계 진화한 옵션4를 도입하면 NSA와 동일한 속도로 초저지연 서비스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준호 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