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톡] 대구엔 과학축전이 없다

과학기술은 곧 국가 경쟁력이다. 선진국들이 앞다퉈 과학기술 연구개발(R&D)에 천문학적 투자를 하는 것도 앞선 과학기술로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서다.

과학기술 강국이 되려면 인재양성이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선 과학기술의 대중화와 저변 확대가 필요하다. 청소년에게 과학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일상에서 과학을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과학축전을 전국 지자체가 경쟁적으로 여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런데 미래모빌리티와 로봇, 헬스케어, 반도체, ABB(AI·빅데이터·블록체인) 등 5대 신산업을 전략적으로 육성하고 있는 대구에 과학축전이 없다는 건 이해하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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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부터 대구에 과학축전이 없었던 것도 아니다. 대구는 청소년에게 생활 속 과학기술을 체험시켜 주기 위한 취지로 20년 전인 2003년부터 과학축전을 열어왔다. 그러다 2020년 코로나19로 인해 중단된 후 2019년 제16회를 끝으로 올해까지 5년간 열리지 않고 있다.

대구시는 코로나19 엔데믹 이후에도 과학축전을 재개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예산부족'이라고 답한다. 단순 예산부족 때문이라고 하기엔 과학축전을 개최하지 않음으로써 놓치는 기회비용이 너무 크다.

대전과 부산, 전북, 전남, 제주, 강원 등 전국 지자체들은 펜데믹 이후 지금까지 과학축전을 계속 이어오고 있어 대구와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전국 지자체들이 다양한 명칭으로 과학축전을 개최하는 이유는 과학기술을 통해 시민 자부심을 높이고, 과학문화의 대중화에 기여하는 동시에 미래과학자를 육성해 지역 경제를 활성화시키겠다는 취지다.

대구에는 설립 10주년이 넘은 국립대구과학관을 중심으로 과학기술을 체험해 볼 수 있는 다양한 인프라가 많다. 지역 과학문화 발전에 기여하는 촉매제가 될 수 있는 과학축전을 예산부족이라는 이유로 포기하는 건 왠지 옹색한 변명처럼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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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정재훈 기자 jho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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