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 보장성 강화 정책 이후 3년새 한의과 진료비 폭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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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보험 연도별 진료비 증감 현황

지난 정부에서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이 도입된 이후 한의과 자동차보험 진료비가 증가해 의과(치과 포함) 진료비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보험 진료비를 부풀려 청구하는 이른바 '뻥튀기 청구'도 지속적으로 늘고 있어, 모럴헤저드(도덕적해이) 우려가 나온다.

30일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여당 간사)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문재인 정권에서 이른바 '문재인 케어'가 도입된 이후인 2019년부터 2023년까지 심사결정된 명세서 기준 연도별 자동차보험 진료비는 꾸준히 증가했다.

연도별로 △2019년 2조2142억원 △2020년 2조3369억원 △2021년 2조3916억원 △2022년 2조5142억원에 이어 △2023년에는 2조5615억원으로 늘어났다.

2019년 진료비를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진료비 전체 금액(2조2142억원)의 56.8%(1조2573억원)는 의과, 43.2%(9569억원)는 한의과로 나타났다.

2020년부턴 한의과 진료비가 증가하기 시작했다. 2020년 진료비 전체 금액(2조3369억원) 중 51.9%(1조2131억원)는 의과, 48.1%(1조1238억원)는 한의과로 여전히 의과 진료비가 많았다. 하지만 전년 대비 의과는 3.52% 감소했고, 한의과는 17.45% 증가했다.

2021년엔 한의과 진료비가 의과 진료비를 넘어섰다. 진료비 전체 금액(2조3916억원)의 54.6%가 한의과(1조3066억원), 45.4%(1조849억원)가 의과 진료비로 기록됐다. 한의과와 의과는 각각 16.26% 증가, 10.56% 감소했다.

2022년에도 역시 한의과 진료비가 의과 진료비보다 많았다. 그해 전체 진료비(2조5142억원)의 58.2%는 한의과(1조4635억원), 41.8%(1조506억원)는 의과 진료비로 나타났다. 한의과 진료비는 전년 대비 12.01% 늘었고, 의과 진료비는 3.17% 줄어든 금액이다.

의과 진료비는 현 정부 들어 소폭 회복했다. 2023년에 의과 진료비는 전년 대비 2.1% 늘어난 1조726억원으로, 그해 전체 진료비(2조5615억원)의 41.9%를 차지했다. 한의과 진료비는 1조4888억원(58.1%)으로 전년 대비 1.73% 늘었다.

올해도 지난 7월까지 심사결정된 명세서 기준, 의과 진료비(6484억원)보다 한의과 진료비(9306억원)가 더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까지 남은 기간을 감안한다면 한의과 진료비 상승세는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김 의원은 결론적으로 '문재인 케어' 시행 이후 한의과 자동차보험 진료비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추세라고 분석했다. 한의과 자동차보험 진료비의 전년 대비 증가율은 2020년 17.45%, 2021년 16.26%, 2022년 12.01%, 2023년 1.73%로 상승세를 이어갔다.

김 의원이 동일 기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과다 청구 등의 사유로 청구 심사 과정에서 감액 조정된 자동차보험 진료비가 1254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감액 사유에는 과다 청구에 해당하는 '자동차보험 진료수가 기준 범위 초과 비용 조정'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이 사유로 줄어든 금액은 약 951억원(78.0%), 자동차보험 진료수가 기준 적용 착오 비용 조정은 약 215억원(17.6%)이었다.

또 자동차 사고와 인과 관계가 없다고 판단돼 감액한 진료비가 25억원, 물리치료 1일 산정 횟수를 초과해 줄인 진료비가 10억원가량이었다.

김 의원은 “지난 정권에서 추진한 '문재인 케어'로 자동차보험 진료비가 크게 늘고 있다”면서 “건강보험과 달리 자동차보험의 경우 본인부담금이 없어 과다이용 유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뻥튀기 진료비 청구 등 모럴헤저드는 결국 국민부담으로 돌아오는 만큼, 현 정부에서는 올바른 자동차보험 진료체계 확립을 통해 선의의 국민피해가 없도록 종합적인 개혁방안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혜영 기자 hybrid@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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