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이 지난 2023년부터 진행해 온 차세대 은행 전산시스템 구축작업 '프로젝트 ONE(Our New Experience)'에, 이어 2차 고도화 단계에 해당하는 '프로젝트 FIRST'에 착수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이달 들어 '프로젝트 FIRST'와 관련된 사업자 입찰공고를 줄지어 7개 냈다. 각각 프로젝트 사전준비 사업, 요건 상세설계, 대내 및 대외 API 게이트웨이 등이며 가장 최근 비대면 채널 시스템 및 인프라 구축 업체까지 구하고 나섰다.
하나은행은 프로젝트 FIRST 사업에 대한 세부내용은 모두 비밀유지확약서를 통해 보안을 유지하고 있으며, 공고에도 최소한 정보만 게재해 사업 성격을 유추하기 어렵게 하고 있다. 오는 9월 30일로 제안요청서(RFP) 설명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자세한 시간과 장소는 제안참여신청서를 제출한 업체에게만 공유된다.
이번 추진 사업 중에는 '비대면 채널 시스템 및 인프라 구축'과 '기업뱅킹 및 마케팅 고도화', 통합메시징시스템(UMS) 패키지 구축 등이 포함됐다. UMS는 기업이 고객에게 문자메시지나 카카오톡 알림톡, 푸시 알림 등으로 대고객 안내 서비스를 지원할 때 사용하는 솔루션의 총칭이다. 이를 고려할 때 전방위적인 사업이 될 것이라는 예측이 힘을 얻고 있다.
FIRST는 하나은행 이승열 행장이 고객을 최우선 순위에 두고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며 활용해 온 기업문화 표현(손님 First)의 하나다. 하나은행은 앞서 지난 2022년 8월부터 개시한 세무·법률 지원을 포함 맞춤형 자산관리 서비스 역시 하나은행 '더 퍼스트(The first)'로 명명한 바 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프로젝트 O.N.E이 마케팅이나 허브 구축 등 ICT 고도화 1단계였다고 한다면, 프로젝트 FIRST는 애플리케이션(앱) 재구축을 포함해 다양한 사업이 포함된 고도화 및 리빌드 2단계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최근 금융권 망분리 규제 완화로 인해 일부 기업 금융 서비스를 온프레미스에서 클라우드로 이전하는 신호탄이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기도 한다. 금융위는 최근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 클라우드 활용범위 및 이용데이터 확대, 생성형 AI 확대, 연구개발 목적의 망분리 특례 허용 등 금융권 망분리 규제를 개선하고 있다.
하나금융연구소는 지난 20일 보고서를 통해 “금융권이 SaaS 클라우드를 도입할 경우 기업은 온프레미스(기업 자체 시스템)에 소프트웨어 설치 과정이 없고 유지관리도 용이하다”며 “또한 초기 투자비용이 낮고 유지 관리 비용이 절감 가능해 경제적이며, 서비스 규모의 유연한 조정이 가능해 급변하는 시장 상황에 신속한 대응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형두 기자 dud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