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플랫폼톡]기술과 임팩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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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성열 법틀 대표

각기 다른 여러가지 기술들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이들을 하나로 엮을 수 있는 우리만의 철학이 필요하다. 기술을 관통하는 철학은 '임팩트'라는 결론에 다다랐다.

기술을 아주 쉽게 풀어 설명을 해 보자면 작은따옴표(') 표시를 글자 사이에 표기하는 것도 기술이다. 소프트웨어(SW) 엔지니어는 이 표시를 출력하기 위해 특정 포맷의 그림을 읽을 수 있는 코드를 개발하고, 이를 적절히 글자 사이에 표기하고, 서버로 부터 이미지를 받을 지 클라이언트에서 이미지를 가지고 있을 지 등을 결정해서 구조화해야 한다. 우습게 보여도 이것은 기술이다.

하지만 이 우스워 보이는 기술이 메시징 애플리케이션(앱)에 미친 영향은 어땠을까. 우리 모두가 오늘도 어제도 그제도 이모지(Emoji)를 사용하지 않았나. 이같은 기술의 활용은 임팩트 측면에서는 최고 수준에 가까운 내용을 가져왔다.

새로운 인공지능(AI) 기술, 에너지 기술, 퀀텀 컴퓨팅 기술은 그 자체로 정말 놀라운 것이다. 이 기술들은 이전에는 절대 불가능하던 것들을 가능하게 만들 수 있다. 하지만 이는 모두 가능성일 뿐이다.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 제공자가 고민해야 하는 내용은 이 기술을 활용해 어떻게 임팩트를 만들어 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다. 임팩트를 만들기 위해서는 사회를, 이용자를, 수요를 깊이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엄지를 착 들고 있는 모양의 그림을 표현하는 기술은 의료기기 업체나 통신 장비 회사에는 큰 의미가 아닐 수 있다. 하지만 메시징을 하는 유저를 깊이 이해하고 있는 메시징 앱 개발 회사라면 이 그림이 자신의 앱에서 커뮤니케이션 방법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다는 점을 빠르게 알아야 한다. 그리고 이를 적용하고 자신의 이용자에게 최적화할 수 있는 방법을 계속 발전시켜야 한다.

이는 AI 기술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챗GPT 등의 LLM을 통한 기본적인 혁신의 방향을 우리는 지켜봐 왔다. 기본적인 기능과 효능을 이해한 후에는 이 기술을 통해서 어떤 임팩트를 우리 이용자에게 제공할 수 있을 지를 근본적으로 고민해 봐야 한다.

법틀은 창업 후 약 6년이 넘는 기간 동안 오직 기업의 법무팀만을 위한 SW를 만들어 왔다. 어찌 보면 전문성이 있어 보이고 또 한편으로는 우직하기도 하다. 이같은 점이 이렇게 최신의 기술들을 바라보는 법틀만의 시각을 만들어 준다. '이 기술로 기업의 법무팀을 위한 어떤 임팩트를 만들 수 있을까?'라는 관점에서만 기술을 보고 기획하고 개발을 할 수 있다는 것은 법틀만의 장점이다.

아무리 좋은 기술로 양념을 해 놓아도 사용하기 불편하고 사용자에게 필요 없다면 그것은 제품으로서의 가치가 없다. 그리고 그런 껍데기 제품은 기술의 흥망성쇠와 함께 사라지기 마련이다. 'AI 기술이 유행이니 우리도 AI 해보자, 자 어떤 제품을 할까?'라고 생각하는 기업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접근 방식은 꼬리가 개를 흔든다는 영어 표현(The tail wags the dog)과 같다.

이용자가 있기에 기술도 제품도 의미가 있는 것이다. 임팩트를 주려면 먼저 이용자를 깊이 이해해야 한다. 기술은 도구일 뿐이다. 유저가 원하는 것은 절대 기술 자체가 아니다. 하지만 이용자를 잘 이해하고, 기술을 적절히 활용하면 기적에 가까운 임팩트를 줄 수 있다. 기업은 이 부분을 언제나 깊이 고민해야 한다.

진성열 법틀 대표 sean.jin@buptl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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