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이제는 파크골프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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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상원 한국골프대학교 교수(산학협력단장)

최근 파크골프가 시니어 생활체육인을 중심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1983년 일본 훗카이도의 한 지역 교육위원회 직원이 하천의 유휴부지를 효과적으로 활용할 방법을 고민하다가 고안해 낸 파크골프는 Park(공원)와 Golf(골프)의 합성어로서 골프를 재편성한 생활 스포츠이다. 일본은 약 1800여 개의 파크골프장이 조성되어 있고, 파크골프 인구는 약 400만명에 이르고 있다. 현재 한국, 미국, 캐나다, 호주, 중국, 태국, 대만 등 세계 각국에 보급돼 시니어들의 건강증진에 일조하고 있으며, 이 같은 긍정적 효과로 많은 국가에서 파크골프 도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한국은 2000년 경남 진주 남강 둔치에 6홀 규모의 상락원 파크골프장이 처음 생겼고, 2004년 서울 여의도에 9홀 규모의 한강 파크골프장을 시작으로 전국적으로 조성되기 시작했다. 2024년 상반기 기준으로 398개가 전국에 조성돼 운영 중이며, 각 지자체에서 기존시설 증설이나 신설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지역별로는 경상북도가 62개로 가장 많고, 경남도 60개, 경기도 43개, 강원도와 전라남도 각 36개, 대구시 33개 순으로 조성돼 있고, 대전시가 4개로 가장 적다. 파크골프 인구는 2017년 1만6728명, 2020년 4만5478명, 2023년 14만2664명(대한파크골프협회 집계)으로 8년 동안 무려 8.5배나 증가했다. 이는 협회에 등록된 회원 수이므로 회원등록을 하지 않은 사람이 많아 실제 파크골프를 즐기는 인구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산된다. 연령대는 50~60대가 70%로 가장 많지만, 80대도 적지 않고, 최근 가족 단위로 파크골프를 즐기는 사람이 증가하는 추세이다.

파크골프 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보다도 골프와 같이 많은 장비와 시간이 필요치 않고, 저비용으로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다. 골프처럼 드라이버, 아이언, 퍼터 등으로 구성된 14개의 클럽을 사용할 필요가 없이 클럽 1개만 있으면 되고, 낮은 난도로 장기간의 전문적인 레슨없이 입문부터 필드 진출까지 짧은 과정을 거친다. 나무로 만든 길이 86cm, 무게 600g의 클럽 1개와 합성수지로 만든 지름 6cm의 공만 있으면 쉽게 파크골프를 즐길 수 있다. 클럽은 국산 기준 40만원~100만원대이고, 공은 3만원 내외로 구매할 수 있지만, 장비를 구매하지 않더라도 5000원 내외로 대여가 가능하다. 입장료는 지역주민에게 무료로 개방하는 곳이 많고, 입장료를 내는 지자체 시설이나 민간 시설도 1만원 내외로 비교적 저렴하다.

경기방식은 골프와 유사하다. 코스는 9홀 기준 파3(40~60m) 4홀, 파4(60~100m) 4홀, 파5(100~150m) 1홀이 기본으로 배치되어 있고(기준타수 33타), 3~4인이 1조가 되어 티잉그라운드에서 홀컵을 향해 공을 치고 차례로 코스를 돌게 된다. 스코어 산출은 골프와 같고, 18홀 기준으로 약 1시간30분에서 2시간가량 소요된다. 골프처럼 정교하고 다양한 기술이 필요치 않지만, 재미와 중독성이 강해서 골프를 즐기던 사람이 경험 삼아 한 번 라운드해보고 재미와 매력에 빠져 골프를 그만두고 파크골프로 돌아서는 사람도 있다.

이처럼 파크골프는 잘 가꾸어진 천연잔디에서 맑은 공기를 마시며, 친구, 지인, 가족과 함께 공치고, 걷고, 경쟁하며 즐기는 매력적인 스포츠이다. 바야흐로 파크골프는 전국적으로 열풍이 거센 생활스포츠이자 커뮤니케이션 스포츠인 것이다. 다만 일부 시설은 민간에 위탁돼 입회비를 낸 회원만 이용할 수 있게 운영되는 등 시민 중심 공공 체육시설의 역할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고, 천변 유휴부지에 조성된 시설은 집중호우 시 훼손되는 등 유지보수에 예산이 낭비되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 이 같은 문제만 잘 해결되어 운영된다면, 파크골프는 국민의 건강 유지 및 증진을 비롯해 삶의 질 향상에 크게 이바지하는 생활스포츠로서 굳건하게 자리매김할 것이다.

하상원 한국골프대학교 교수(산학협력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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