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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환 한국폴리텍Ⅰ대학 서울정수캠퍼스 미래형자동차과 교수

모빌리티(Mobility)는 공간을 이동하기 위한 시스템과 이를 제공하기 위한 서비스다. 교통은 사람 또는 물류의 공간 이동과 전달을 위한 기능과 과정으로 정의된다. 이렇게 서로 다른 의미로 정의된 두 시스템은 '공간 이동'이라는 공통된 기능을 수행하며 머지 않을 미래에 기존과는 다른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낼 것으로 전망된다. 이들 시스템을 구성하고 있는 기술들은 서로 상호적으로 융·복합을 통해 기존 기술로는 구현할 수 없었던 새로운 안전성, 사업성 및 시장성을 만들어 낸다.

첫째 '안전'에 대한 가치를 실현할 수 있을 것이다. 자율주행 모빌리티 기술과 차세대 지능형 교통체계 (C-ITS) 기술의 협력 제어가 실현될 경우 공간 이동의 기술적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 모빌리티가 주행하고 있는 전체 경로는 측위(Localization)의 과정을 통해 현재의 정확한 위치 정보를 처리할 수 있고 이 과정으로부터 수 초 후에 주행하게 되는 미래의 경로에서 마주친 정적 객체와 동적 객체의 다양한 정보를 사전에 확보할 수 있다. 이런 객체들을 두 가지로 분류해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대표적인 정적 객체는 도로 경계선, 도로 중심선, 차선, 연석 및 신호등 정보 등이 해당된다. 변경의 주기 빈도는 낮지만 교통 표지판과 건물 등도 여기에 포함될 수 있다. 동적 객체로는 도로 위에서 위치의 변화가 실시간으로 발생하는 보행자, 자전거 및 자동차 등이 있고 정보의 변화가 발생하는 날씨 정보, 공사 정보 및 신호 정보 등이 해당된다.

이 정보들의 실시간성이 담보된 LDM(Local Dynamic Map) 형식으로 제공되기 위해서는 규격화된 데이터 형식의 C-ITS 기술과 자율주행 모빌리티 협력 기술이 필수적으로 마련돼야 한다. 지연 시간 10 (ms) 이내에 신뢰도 99.999% 수준의 무결성이 확보된 동적 객체의 종류, 위치, 속도 및 방향 등의 정보와 함께 정밀도가 확보된 정적 객체의 도로 형태와 교통 표지판 정보가 상호 교환될 경우 기존 기술로는 회피할 수 없었던 교통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거나, 불가피하게 발생한 사고 피해의 상당 부분을 경감시킬 수 있을 것이다.

둘째 '시장'에 대한 경제적 가치가 획기적으로 성장하게 된다. 프리시던스 리서치 자료에 따르면 2032년 까지 자율주행자동차는 2조3539억 달러의 시장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C-ITS 시장의 경우 글로벌 마켓 인사이트는 2030년까지 1095억 달러 규모로 성장하는 시장을 전망하고 있다.

자율주행 모빌리티는 '도로 위 휴식 공간' '도로 위 여가 공간' 및 '도로 위 업무 공간'을 만들어 내며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게 될 것이다. C-ITS 기반 자율주행협력 기술로 다양한 형태의 '연결 공간의 이동'을 만들며 도로 위의 공간만을 이동했던 성장 잠재력이 잠식될 미래의 자동차 시장을 넘어서게 될 것이다. 새로운 공간 이동 기술의 가치를 경험한 소비자들은 그 기술을 신뢰하며 다양한 요구 (Needs)를 만들어 낼 것이다. 이를 위해 우리는 중장기적 수요 전망과 함께 교통 기술과 자율주행 모빌리티 기술의 혁신적인 협력 개발 체계의 구체화 전략이 필요하다.

공간 이동 기술의 '기술적-사회적' 가치 변화는 C-ITS 기술과 자율주행 기술의 협력이 필수적으로 선결되어야만 가능하다. 패러다임의 변화는 항상 경험하지 못했던 것들로부터 시작된다. 이런 변화는 기존과 다른 가치를 창출해가며 빠른 속도로 전세계 시장을 장악해 갈 것이다. 우리는 '공간 이동'의 변화를 대비할 수 있는 세계 최고 수준의 자동차, 반도체, 전자·전기, IT 기술을 보유한 기업들과 함께 K콘텐츠와 K팝 엔터테인먼트 기업을 보유하고 있는 세계 유일의 국가다.

지금 우리는 경쟁력 높은 기술적·문화적 인프라를 기반으로 각 산업의 협력 활동을 증진시킬 수 있는 효율적인 협업의 의사 결정 구조를 만들어야 하는 시점이다. 기업간 경쟁력 제고를 위한 R&D 개발과 정부 부처 중심의 법과 제도 마련에 머리를 맞대야 하며 협업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기존과 다른 투명한 의사 결정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 그 중심에는 국가적 차원의 대규모 재정 확보 마련이 필수적이다. 이 모든 과정은 '공간 이동 가치의 패러다임의 변화'를 준비하는 출발점이 될 것이다.

정승환 한국폴리텍대학 서울정수캠퍼스 미래형자동차과 교수 shchung@kopo.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