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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자파학회는 22일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리조트에서 '2024년 한국전자파학회 하계종합학술대회' 개회식을 열었다. 학회 구성원과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디지털 대변혁 시대 핵심 원천기술인 전파의 응용분야 확대와 기술혁신을 모색하기 위한 학술 교류의 장이 열렸다. 우주항공과 위성통신, 국방 등 전파기술을 활용한 융복합 산업 미래를 논의하는 자리다. 올해 학술대회에서는 뉴스페이스 시대를 맞아 우주산업과 국가안보 분야에서의 전파 활용과 6G 위성통신 및 인공지능(AI) 융합이 중점적으로 다뤄졌다.

한국전자파학회는 22일 강원 평창 알펜시아리조트에서 '제12회 전자파학회 하계종합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이번 학술행사는 '전파와 함께 세대를 넘어 세상을 넘어'를 주제로 글로벌 기술패권 경쟁 핵심 주역으로 떠오른 전파 융합기술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이뤄졌다.

오전 열린 개회식에서 류제명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네트워크정책실장은 “정보화혁명을 이끈 전파는 이제 AI 일상화 핵심자원으로 진화하고 있으며 전파기술의 빠른 발전은 오늘날 ICT 강국 대한민국을 만든 자산”이라고 밝혔다.

홍진배 IITP 원장은 “전파기술은 에너지전송, 의료, 센싱 등 다양한 산업 융합과 발전을 이끄는 핵심기술”이라고 말했다. 이상훈 KCA 원장도 방산 분야에서 전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진태 강원지사는 영상 축사를 통해 “대한민국 전파기술이 한단계 도약하는 교류·협력의 장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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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강원 평창 알펜시아리조트에서 열린 한국전자파학회 하계종합학술대회에서 참석자들이 기조강연을 듣고 있다.

이번 학술대회에는 전파분야 산·학·연·관 전문가와 군인·학부생 등 약 1600명이 참여해 성황을 이뤘다. 올해 행사는 전시규모를 대폭 키운 것이 특징이다. LIG넥스원, 한화시스템, 키사이트테크놀로지스와 ETRI·RAPA 등 50개 기업·기관에서 역대 최대인 60개 전시부스를 꾸렸다. 별도 마련된 전시공간에는 비즈니스 협업 논의와 인적 교류를 위한 참관객으로 북적였다.

◇ K-우주산업·국가안보 핵심도 전파

기조강연에서는 우주국방 영역에서 전략 추진 과제가 공유됐다. 신익현 LIG넥스원 대표는 “우주는 국가안보의 핵심”이라며 “미국·중국·일본 등 주요국은 우주산업 육성과 국방우주력 강화를 위해 국가 차원에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유로컨설트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우주 관련 예산은 7억2300만달러로 미국(732억달러)의 1% 수준이다. 중국은 우리보다 20배 많은 141억달러, 일본은 6배 많은 46억달러를 우주산업에 투자하고 있다. 특히 전장 영역이 우주로 확대되며 전자기전 중요성도 커졌다.

신 대표는 “위성체·발사체 등 초기 투자부담이 큰 업스트림 영역은 정부·군 수요를 중심으로, 위성통신·항법 등 서비스 영역은 스페이스X 등 소수 민간기업 주도로 시장이 커지고 있다”면서 “우리나라도 2045년 우주경제 강국 도약을 위해 민·관 역량 결집과 밸류체인별 복수업체 육성을 통해 글로벌 수준의 역량을 확보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지홍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전무는 “항공우주 산업의 큰 흐름은 점차 저비용·대중화·무인화로 가고 있다”면서 “6세대 전장 대비와 민간 주도 우주시장 개척을 위한 선순환 생태계 구축을 위해서는 저비용 기술로 접근해 수요 확산을 이끌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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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펜시아리조트 컨벤션센터에 마련된 전자파학회 하계종합학술대회 전시부스

기조강연 외에 6G와 위성, AI융합 전파기술을 다루는 3개의 주제강연이 이어졌다. IITP는 6G 표준화 시점에 맞춘 위성 시장 적기 진입을 위한 저궤도 위성통신 기술개발 사업 추진 전략을 공유했다. ETRI는 6G 위성통신 표준화 동향과 위성간 링크(ISL) 통신 기술을 소개했다.

전파 기반 고성능 영상레이다(SAR) 위성을 활용한 국방 영역에서 표적 탐지·식별 기술뿐 아니라 6G에서의 센싱·통신 융합기술(ISAC)의 다양한 유스케이스도 언급됐다.

중앙전파관리소는 AI 기반 전파관리 기술을 소개했다. 김정삼 소장은 “빅데이터·AI를 활용해 전파 감시공백을 최소화하고 전파 데이터 분석기술을 고도화해 과학적 주파수정책 지원과 전파 신산업 진흥 등 전파자원 이용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전파 미래기술·융합연구 성과 확인…산·학·연 교류의 장으로

개회식 전날에는 최신 안테나 기술과 전파의료 및 생체 영향, 고출력 전자파 방호기술, 전파 에너지 응용 등 최근 주목받는 전자파 연구 주제를 다룬 8개 워크숍도 진행됐다.

육군 제36보병사단에는 대드론 방어체계를 소개하고 안티드론돔을 시연했다. 안티드론돔은 스푸핑 기술이 적용된 드론테러 방어용 돔이다. 이 기술은 드론의 위성항법 신호를 기만해 적 드론을 보호지역 밖으로 추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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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 제36보병사단 관계자가 안티드론돔을 시연하는 모습

학회는 이번 학술대회를 통해 우주국방, 위성분야 핵심 요소기술 및 융합연구 성과를 확인하고 전파 학술지식을 기반으로 미래 전파산업 선도를 위한 산·학·연 협력 계기를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전문연구회와 출연연, 공공기관, 산업체에서 구성한 특별세션과 일반·포스터 세션을 통해 700여편의 논문이 발표되며 학술교류에 대한 높은 관심을 증명했다. 후원·협찬으로 참여한 업체·기관·연구소도 73개에 달한다.

전파 미래인재 양성을 위한 기회의 장도 마련됐다. 학부 및 대학원생 대상으로 4D 이미징 레이다 시스템 부트 캠프가 진행됐고, 학부생 논문경진대회에는 84편의 논문이 투고됐다. LIG넥스원, 한화시스템, 루미르는 채용설명회 부스를 열고 취업의 장도 제공했다.

조춘식 한국전자파학회장은 “전자파학회를 키운 것은 8할이 하계종합학술대회”라며 “앞으로도 전파 융합기술 및 서비스 발전을 위한 학문적 구심점 역할을 해나겠다”고 말했다.

평창(강원)=


박준호 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