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정부의 재정 운용과 관련해 강한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민주당은 국회 차원에서 이에 강력하게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진성준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16일 국회 본청에서 열린 2023 회계연도 결산 심사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결산 심사과정에서 문제점을 낱낱이 지적하고 책임을 묻는 한편으로 국가재정법 등 재발 방지를 위한 입법조치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윤 정부가 국가재정법을 위반했다는 입장이다. 2023년도 정부예산총칙 제9조에 따르면 국채와 차입금 한도액은 △주택도시기금 19조원 △공공자금관리기금 169조원 △외국환평형기금 27억 US$ 등이다.
진 의장은 “(윤석열 정부가) 세수결손에 무리하게 대응하다 보니 국가재정법을 어겼다”면서 “윤석열 정부는 정보통신진흥기금의 수입이 부족하자 예산총칙에 명시되어 있지 않은 우체국보험적립금에서 2500억원을 연 4.04% 이자로 차입했다”고 지적했다.
또 “통상 공공자금관리기금에서 부족한 수입을 확보하여 왔지만 세수결손으로 그 여유가 없자 국가재정법을 위반해 우체국보험 가입자들이 납부한 보험료 적립금에서 돈을 차입했다”고 비판했다.
예비비 집행의 문제점도 제기했다. 윤석열 정부는 “2023회계연도 예비비 예산 4.6조원 중 정부는 1.3조원을 지출했다”면서 “윤석열정부는 예상하지 못한 긴급한 재정소요에 대비한 예비비를 사용원칙에 맞지 않게 쌈짓돈 쓰듯이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정부는 정상회의 참가 및 국빈 영접, 정상회의 개최, 해외순방 프레스센터 설치 등에 532억원의 예비비를 사용했다. 이는 역대 최고 수준”이라며 “본예산을 훨씬 초과한 정상회의 예비비 지출이 과연 적절했는지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532억원 중 328억원을 정상 및 총리 외교에 사용했는데, 이 외교사업은 본예산에 248억원이 이미 편성돼 있었다. 본예산보다 훨씬 많은 금액이 예비비로 지출된 것”이라며 “그 중 증빙서류를 갖추지 않아도 되는 특수활동비 역시 역대 최대 규모인 4억 5500만원을 지출했다”고 부연했다.
민주당은 56조 4000억원에 이르는 세수 결손과 2023년도 결산 등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기 위해 예산결산특별위원회를 통한 보다 강력한 조치를 예고했다. 진 의장은 “국회기재위위원장이 여당 소속 송언석 의원이어서 기재위 결의로 청문회가 실시되기는 좀 어려울 것 같다”면서도 “가능하다면 예결특위에서 청문회를 수행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최기창 기자 mobydi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