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도 휴대폰, 태블릿 사용 시간이 많은데, 학교에서까지 AI 디지털교과서로 수업한다고 하니 스마트폰 기기 과의존 등 학부모들의 걱정이 크다.” (이윤경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장)
내년부터 AI 디지털교과서가 도입되면서 학생의 디지털 기기 사용에 대한 학부모 우려는 날로 커지는 상황이다.
디지털 교육 전문가들은 AI 디지털교과서, 태블릿 수업 등에 대한 학부모의 걱정을 줄일 방안으로 '학부모 디지털리터러시 교육'을 꼽는다. 학교 안 디지털 교육이 선순환을 이루기 위해서는 학부모 디지털리터러시 교육이 필수라는 것이다.
디지털리터러시 교과서 공동 집필진인 박영민 한국과학영재학교 교사는 “AI 디지털교과서 도입 이후 가정에서 학생들의 디지털 기기를 활용할 때 부모가 디지털 세상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인식이 필요하다”며 “지금이라도 학부모 인식 개선을 위한 디지털리터러시 교육이 활발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에듀플러스는 지난 9일부터 12일까지 나흘 간 학부모 350명을 대상으로 디지털리터러시 관련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 학부모 91.4%(320명)가 '학부모 대상 디지털리터러시 교육이 필요하다'고 답변했다.
디지털리터러시 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학부모 비율은 높게 조사됐지만, 실제로 교육을 받은 경험이 있는 학부모는 5.7%(20명)에 불과했다. 설문 참가자 94.3%(330명)가 디지털리터러시 교육을 받아본 적이 없었다.
이번 설문조사에 참여한 중학생 학부모 A씨는 “주변 학부모 가운데 디지털리터러시라는 단어를 들어보지 못한 사람이 태반”이라며 “디지털 기기 올바른 활용 방법 등에 대해 학부모가 제대로 알아야 정부가 말하는 교육 분야의 디지털 전환이 이뤄질 수 있다”고 의견을 냈다.
가정 내 디지털리터러시 교육이 중요하다는 인식이 높아지면서 최근 각 시·도 교육청은 학부모 대상 수업을 실시하고 있다. 경기도교육청은 9월부터 학부모 대상 디지털리터러시 교육을 실시한다. 경기도교육청미디어교육센터에서는 지난 5월 '10대들의 슬기로운 미디어생활 우리 자녀 이해하기', 6월 '미디어 라이프 시대, 자녀와 행복한 소통하기'를 주제로 학부모 강연을 진행 한 바 있다.
교육 전문가들은 디지털리터러시가 인식과 태도에 대한 변화이기 때문에 단기간 주입식 교육으로는 효과가 없다고 조언한다. 정부 부처가 모두 앞장서 가치 확산을 위한 문화가 사회 전반에 퍼져 나갈 수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배상률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디지털리터러시 교육은 가치관 형성과 같기 때문에 장기간 교육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며 “당장 눈앞에 보이는 결과물을 내는 교육이 아니라 꾸준히 지속해야 할 중장기적 계획으로 가져가야 한다”고 말했다.
마송은 기자 runni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