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티몬·위메프(티메프) 사태를 계기로 정산주기 축소, 판매대금 별도 예치 등을 추진하고 있다. e커머스 업계는 규제 필요성에 대해서는 동의하면서도 과도한 규제로 산업이 위축되는 것은 우려하고 있다.
티몬·위메프처럼 정산 주기 길게 가져오면서 판매대금 유용 등 일탈을 저지를 가능성을 제재하는 방법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다만 중소 플랫폼의 경우 정산주기 변화로 자금 유동성에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있다. 또한 다수의 플랫폼이 결제대금보호서비스(에스크로)를 통해 판매 대금을 운용하고 있지만 적용 대상과 비율을 과도하게 높일 경우 부담이 될 수 있다.
무엇보다 티메프 사태와 투자 시장 불황 등으로 중소 e커머스들이 투자를 유치하기 어려워진 상황임을 감안해야 한다.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중소 플랫폼의 경우 갑자기 정산주기가 당겨지면 일시적으로 비용 구조가 바껴 유동성 관리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같은 e커머스 업계 가운데서도 세부 카테고리별로 온라인 시장 성장에서 차이가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비슷한 카테고리로 생각하는 뷰티와 패션 카테고리도 온라인 시장에서 상황이 다르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뷰티 온라인 시장은 꾸준히 커지고 있다. 반면 온라인 패션 시장은 지난해 처음 줄었다. 획일적인 규제 적용을 신중하게 고민해야 하는 이유다.
이외에도 티메프 사태 원인과 거리가 먼 플랫폼 규제 조항들이 덩달아 법안에 포함되는 것도 경계해야 한다. 티메프 사태 원인은 큐텐의 관리·감독 실패와 긴 주기 정산시스템이 근본 원인으로 꼽힌다. 플랫폼 기업 모두가 '악당'이라는 과대 해석은 지양해야 한다.
정부는 향후 제도 개선으로 e커머스 산업 성장동력이 위축되지 않도록 세심히 살펴야 한다. 지난 8일 산업통상자원부는 티메프 정산 대금 미지급 사태와 관련해 전문가 간담회와 업계 간담회를 잇따라 열고 의견을 청취하기도 했다. 산업 현장의 목소리를 잘 수렴하는 것이 더욱 필요하다.
강성전 기자 castlek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