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숙 방통위원장 취임 첫날…'공영방송 이사 선임' 강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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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이 31일 오전 경기도 정부과천청사 방통위 청사로 들어서고 있다.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방송통신위원회가 정원 5인 중 2인 의결체계를 갖추자마자 공영방송 이사회 구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과 김태규 상임위원은 31일 임명되자마자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 이사 선임 의결을 강행했다.

방통위는 이날 오후 5시 제34차 전체회의를 열어 방문진과 KBS 이사 후보자 선정과 임원 임명 안건을 심의·의결했다. 이날 회의는 이 위원장과 김태규 상임위원 2인으로 비공개로 진행됐다.

회의는 오후 5시께부터 7시께까지 약 2시간 진행됐다. 회의 종료 후 결과 발표까지도 약 2시간이 소요됐다.

KBS 이사 명단에는 권순범 현 이사, 류현순 전 한국정책방송원장, 서기석 현 이사장, 이건 여성신문사 부사장, 이인철 변호사, 허엽 영상물등급위원회 부위원장, 황성욱 전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상임위원 등 7명이 이름을 올렸다. KBS 이사는 방통위가 추천하고 대통령이 임명한다.

MBC 대주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 명단에는 김동률 서강대 교수, 손정미 TV조선 시청자위원회 위원, 윤길용 방심위 방송자문 특별위원, 이우용 언론중재위원회 중재위원, 임무영 변호사, 허익범 변호사 등 6명이 포함됐다. 방문진 이사는 방통위가 바로 임명했다. 방문진 감사로는 성보영 쿠무다SV 대표이사가 임명됐다.

이날 이 위원장은 취임 일성으로 공영방송 및 미디어의 공공성과 공정성 재정립을 내걸었다. 윤석열 대통령이 임명한 후 바로 정부과천청사에 출근, 취임식에서 “공영방송의 공공성과 공정성 확보를 위한 이사회 구성을 조속히 완료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공영방송 이사 선임안 의결을 시사했다. 이 위원장은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며 “머릿속에 아무리 좋은 생각이 있어도 행동으로 옮기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는 말”이라고 강조했다.

방통위는 현재 정원 5명 중 이진숙 위원장과 김태규 상임위원 2인 체제다. 방통위법에 따르면 대통령이 직접 임명하는 위원장과 상임위원 2인, 그리고 국회가 추천하고 대통령이 임명하는 3인 위원을 포함한 5인으로 구성하도록 하고 있다.

다만 방통위는 2인 체계를 구성, 전체회의를 소집할 수 있는 최소한의 여건을 갖췄다고 보고, 이날 전체회의를 열어 MBC 대주주 방송문화진흥회와 KBS이사회 이사 선임안을 의결하기로 결정했다.

방통위 회의 운영 규칙에 따르면 원칙적으로 전체 회의 안건은 48시간 전에 상임위원들에게 전달되고 24시간 전에 홈페이지 등을 통해 공개하게 돼 있지만 부득이하고 긴급한 사유가 있을 시에는 예외로 규정하고 있다.

방통위는 방문진 이사 정원 9명 중 여권 추천 몫인 6명만 의결할 것으로도 전해졌는데, 방문진 역시 6명만으로 회의를 개최할 수 있다는 계산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추천된 KBS 이사는 방송법 제46조 규정에 따라 대통령의 임명 절차를 거치게 되고, 임명된 방문진 이사 6명과 감사는 향후 3년간 직무를 수행하게 된다.

방통위는 또 이날 회의에서 방문진 현 야권 이사와 이번 지원자 일부가 낸 이 위원장에 대한 기피 신청 건은 각하했다.

민주당을 포함한 야권은 즉시 탄핵안을 발의하기로 했다. 박찬대 민주당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 회의에서도 “극우적 사고방식, 노조탄압 기획, 방송 장악 부역, 업무상 배임 횡령, 청탁금지법 위반”을 일일이 나열하면서 “이진숙'씨'는 공직을 수행할 자질과 능력, 도덕성을 전혀 갖추지 못한 '빵점 인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권혜미 기자 hyemi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