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 떨어진 곳에서 자율주행차 제어·통제한다”이모션-KAIST 기술 실증 사업 착수

운전석에 사람이 탑승하지 않는 완전 무인 자율주행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현행법상 자율주행차라 하더라도 차량에 운전자나 안전관리자가 탑승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전방을 주시하며 위급상황이나 돌발상황에 즉각 대응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국내 자율주행 소프트웨어(SW) 개발사가 운전자가 차량에 탑승하지 않아도 육로거리로 415㎞나 떨어진 곳에서 자율주행차를 제어·통제하는 초광역 원격제어 기술 실증에 나서 이목이 쏠린다.

대구 소재 자율주행 전문기업 이모션(대표 허성만)은 한국과학기술원(KAIST)와 공동으로 제주에서 달리는 자율주행셔틀버스를 대전에서 제어·통제하는 실증 개발에 나섰다고 31일 밝혔다.

이번 실증은 고도의 초정밀 원격제어기술이 없으면 불가능하다. 안전을 최우선으로 해야 하는 자율주행차량 운행이 초격차 정밀도로 차량을 제어·통제 가능한 SW와 실시간 통신이 전제되어야만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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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모션이 원격지에서 자율주행차를 제어 및 통제하는 모습[출처 이모션 제공]

해외에서는 지난해 도이치텔레콤이 MIRA사와 공동으로 원격 조작 자율주행 운전을 위한 파일럿 프로젝트를 진행한 사례가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지금까지 시도된 사례가 거의 없다. 당시 도이치텔레콤은 5G모바일 네트워크를 제공했고, 운송전문기업 MIRA는 자율주행셔틀 원격조정기술을 적용했다.

이모션이 참여한 이번 원격제어 자율주행기술 실증사업은 육로거리로 415㎞에 달하는 초광역 원격제어 실증이라는 점에서 학계와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제주시 영평동에 위치한 제주첨단과학기술단지에서 움직이고 있는 자율주행셔틀버스를 대전에서 제어·통제하는 기술을 구현한다.

이번 실증사업을 통해 이모션은 관계사인 이엠지(EMG)와 함께 자율주행 셔틀과 셔틀제어를 위한 외부통신 인터페이스 개발, 셔틀버스 제어를 위한 초정밀 소프트웨어 등을 개발할 계획이다.

KAIST는 셔틀제어 시뮬레이션 환경 구축, 트렌토시스템즈는 원격제어를 위한 영상·제어신호 전송용 유무선 통신망 구축, 노타는 실증지역 주변 CCTV 영상분석 등 각 영역을 맡는다. 올해안에 실증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 우선 1차로 8월 중순쯤 KAIST 문지캠퍼스에서 연동 테스트를 진행한 뒤 추가 보완 과정을 거쳐 최종 실증을 진행한다.

이와 관련 이모션은 오는 2027년 자율주행 서비스사업운영을 목표로 셔틀제작과 관련한 기술을 개발중이다. 이번 실증에서 획득한 원격제어 주행기술을 자사가 개발중인 자율주행 셔틀 및 운영소프트웨어, 통신부문에 반영할 계획이다.

이동락 이모션 전략기획팀 이사는 “이번 실증이 성공적으로 검증돼 자율주행셔틀사업이 국내에서 상용화 및 확대 보급되면 교통취약자, 반복구간 상시운행 등 다양한 운영구간에 적용, 자율주행셔틀 사업이 활기를 띨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모션은 차량용 와이어링하네스 제조, 배터리패키징, 전기차량 제조 및 캠핑카 제작, 차량용 SW 및 관제시스템 개발 및 보급을 주요 핵심사업으로 운영하고 있다.

대구=정재훈 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