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메프가 일부 소비자에게 결제 수단이 아닌 자사 포인트로 환불을 진행해 논란이 일고 있다. 부실한 시스템 운영으로 소비자 분노를 키운다는 지적이 나온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일부 소비자는 위메프로부터 환불 금액 상당의 포인트를 지급 받았다. 티몬·위메프 사태로 인해 상품을 받지 못하거나 서비스 이용이 일방적으로 취소된 소비자다.
앞서 위메프는 지난 24~25일 경 환불을 접수한 고객들에게 환불 수단 변경을 요청하는 메시지를 발송했다. 카드사·전자지급결제대행사(PG)와 거래가 중단돼 주요 결제 수단을 통한 환불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위메프는 위메프포인트 또는 계좌입금 방식 중 원하는 환불 수단을 선택해달라고 요청했다. 3일 이내 환불 수단 미변경 시 포인트로 지급 처리 된다는 공지도 함께 담았다.
안내에 따라 계좌입금 방식을 선택한 소비자들은 환불금이 포인트로 지급돼 황당하다는 입장이다.
한 소비자는 “24일 안내 메시지를 받자마자 개인 계좌를 인증하고 위메프 사이트에 등록까지 마쳤다”며 “이후 소식이 없다가 5일 만에 위메프 포인트로 환불금이 들어온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위메프 포인트는 플랫폼 내 대부분의 상품이 사라져 활용 가치가 매우 낮다. 주요 파트너사 제휴도 끊겨 타 포인트 전환도 불가능한 상황이다. 무엇보다 포인트를 사용해 상품을 구매하더라도 발송된다는 보장이 없다. 유효 기간이 지나거나 위메프 탈퇴 시 소멸되는 점도 문제다. 사실상 사용할 수 없는 포인트를 받은 소비자들은 재환불을 요구하고 있다.
일부 소비자는 위메프가 충분한 환불 여력이 없어서 생긴 문제로 본다. 위메프는 지난 28일 기준 3500명에게 환불을 진행했다는 입장이지만 실제 정식 환불 절차를 완료한 소비자는 이보다 훨씬 적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플랫폼 폐쇄를 우려해 구매이력이나 환불신청 내역을 미리 저장해두는 소비자도 급속도로 늘고 있다.
다만 위메프 측은 시스템 상 오류라고 해명했다. 실제로 위메프 고객센터는 환불을 요구하는 소비자들이 몰려 원활한 고객 대응이 불가능한 상태다. 티몬의 경우 지난 28일 한 때 홈페이지가 다운되기도 했다. 티몬·위메프 플랫폼을 관리하는 직원들도 상당수 이탈해 정상 가동이 어려운 상황이다.
위메프 관계자는 “시스템 인입 과정에서 환불 계좌 입력 고객들 가운데 일부가 계좌 입력이 안되는 경우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카드사 결제 취소 창구가 열려있으니 카드사로 취소를 요청하면 잘못 진행된 대금을 체크해 정상 환불 받으실 수 있도록 안내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경하 기자 maxk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