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전력설비 자산관리 기술의 도전과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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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식 대한전기학회 전력설비 자산관리 기술위원회 위원장·목포대 전기공학과 교수

△OPEX(운영비) 21%, CAPEX(투자비) 19% 절감 △투자 전략 결정 시간 20% 감소 △전력설비 고장율 22% 감소.

위에서 나열한 항목은 해외 전력회사에서 자산관리시스템을 도입하면서 발표한 결과다. 전력설비의 정전과 예산은 감소됐으며, 투자를 결정하는 과정도 자동화되고 최적화됐다. 이러한 효과가 있는 전력설비 자산관리시스템(AMS:Asset Management System)은 빅데이터를 이용해 설비의 성능 및 경제성 평가를 통해 최적의 투자 계획을 수립하기 위해 활용되고 있다.

해외 주요 전력사(National Grid, TEPCO) 및 제작사(GE, ABB)는 자산관리 기술을 도입하거나 시스템을 개발해 사업화에 집중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한전이 최초로 2023년 11월에 빅데이터 기반의 KEPCO형 AMS를 구축해 운영 중에 있으며, 민간기업 또한 관심이 매우 높고 다양한 사업화 모델을 개발하고 있다.

이러한 관심은 지난 7월 대한전기학회 전력설비 자산관리 기술위원회와 한전이 공동 주최한 자산관리 워크숍에서도 알 수 있었다.

이날 행사에는 국내외 자산관리 관련 전문가 및 연구원 등 100여명이 참석해, 최신 기술과 구축 사례를 서로 교류하는 등 열기가 뜨거웠으며, 나아가 자산관리 기술의 사업화 확산에 대한 기대감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러한 관심과 기대와는 달리, 걸음마 단계인 국내 전력설비 자산관리 기술의 성공과 사업화를 위해서는 다양한 도전과 기술적 혁신, 그리고 한전과 학계 및 민간기업의 적극적인 협력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먼저, 자산관리시스템의 2가지 핵심기능인 자산성능평가(APM:Asset Performance Management)와 자산투자계획(AIPM:Asset Investment Planning and Management) 기술의 확보와 적용이 필수적이다.

APM은 설비의 성능과 위험분석을 위한 기능을 가지고 있고, AIPM은 투자가치를 평가하여 최적화된 투자계획을 제시할 수 있는 도구로써, 전력설비 자산관리시스템의 확장과 활용에 필수적인 플랫폼이다. 향후, 자산관리의 고도화를 위해서는 APM에서 AIPM 단계로 나아가야 한다.

다음으로, 전력설비 자산관리시스템과 지능화 기술의 접목이다.

미래의 전력설비 자산관리 시스템은 인공지능(AI) 기반의 자기 진단을 근간으로 투자 계획이 일련의 자동화된 플랫폼을 통해 이루어지는 시스템이 될 것이다. 이에 맞게, 설비고장과 위험도를 예측하는 APM 시스템과 함께, 기업 목표를 만족시키면서 투자를 최적화하고 자동화된 투자 결정을 지원하는 형태로 진화돼야 한다.

마지막으로, 국내 전력설비 자산관리 기술 확산을 위한 협력체계 구축이다. 세계 자산관리 기술 시장은 2033년까지 78억3000만달러 규모로 예측되나, 국내 시장은 빅데이터 플랫폼 호환성과 운영 데이터 확보 문제 등으로 세계적인 추세에 비해 다소 부진한 편이다. 자산관리 기술에 한발 앞선 한전과 현재 도입을 고려 중인 공공기관 및 민간기업, 그리고 학계는 해외 수익창출이라는 하나의 목표를 위해 보유하고 있는 자산관리 기술을 공유하고 협력해야 한다.

전력설비 자산관리 기술은 전 세계적으로 설비관리 효율성 향상, 투자 계획 자동화를 통한 미래 지능화된 전력계통 구축 및 운영의 필수 요소가 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AIPM과 AI 기술 확보와 산·학·연 협력체계가 구축된다면 대한민국이 세계 전력설비 자산관리 분야의 기술과 시장을 선도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박태식 대한전기학회 전력설비 자산관리 기술위원회 위원장·목포대 전기공학과 교수 points3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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